한국 전통의 멋 달항아리… 현대의 미학을 담다
한국 전통의 멋 달항아리… 현대의 미학을 담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9.06.18 17: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종국, 녹조·닥나무 활용 제작 … 30일까지 서울서 기획전
서영기, 백자의 기품 재현… 새달 26일까지 한국공예관서
英 미셸 프랑수아·러시아 활동 장순덕 화가 작품도 선봬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서영기 도예가, 서영기 작가의 달항아리, 영국 작가 미셸 프랑수아 · 러시아서 활동 장순덕 화가의 달항아리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서영기 도예가, 서영기 작가의 달항아리, 영국 작가 미셸 프랑수아 · 러시아서 활동 장순덕 화가의 달항아리

 

한국전통 색채를 보여주는 도자 작품을 꼽으라면 달항아리다. 그중에서도 조선 백자로 빚은 달항아리는 한국 고유의 전통적 이미지를 담아내며 세계인들로부터 최고의 미학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충북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다채로운 달항아리 전을 펼친다. 달항아리라는 하나의 주제로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엿볼 수 있는 전시를 소개한다.

# 이종국 한지작가 서울전

한지작가 이종국씨가 서울 평창동 영인문학관에서 `종이를 품은 달'을 주제로 기획전을 오는 21일부터 30일까지 개최한다.

이 작가는 문의면 벌랏마을에서 닥나무를 키우며 한지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종이를 활용해 만든 달항아리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대청호 등 4대강의 오염원인 녹조를 닥나무 껍질 등과 혼합해 종이를 만들고서 달항아리를 만드는 기법으로 100여점을 전시한다.

이 작가는 녹조를 활용한 문화상품을 만들었으며 그 기술을 특허출원한 상태다. 환경오염원인 녹조를 활용해 예술작품으로 변모시킨 데에는 대청호에 뿌리를 둔 작가였기에 가능했다.

6~7월 장마가 시작되면 상류의 빗물이 마을과 마을을 지나고 논밭을 지나 대청호로 유입되고 수위가 올라가면서 수초들이 썩고 녹조가 발생한다. 녹조를 방치하면 호수의 오염원이 되는데 작가는 녹조를 수거해 그 물성을 연구해 옹기나 그릇 등의 형태를 만든 뒤 옻칠을 하고 그림을 그렸다.

이종국 한지작가, 대청호 녹조로 만든 달항아리
이종국 한지작가, 대청호 녹조로 만든 달항아리

 

환경문제를 예술로 다루는 이 작가는 “그는닥나무로 종이를 생산하는 것보다 녹조를 활용하거나 녹조와 닥나무를 혼합해 사용하면 다양한 형태의 달항아리와 소반, 접시 등 생활에 유용한 문화상품을 만들 수 있다”며 “작품 제작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고, 수질오염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는 녹조를 문화재생 할 수 있어 환경문제를 해결하는데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닥나무 종이는 느리게 살았던 과거의 일상과 삶을 닮았다면, 녹조는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적 일상을 고스란히 닮고 있다”며 “이 두 개의 조합은 새로운 창작의 유혹을 멈출 수 없게 하는 마력이 있을 뿐 아니라 이 시대가 요구하는 융합과 창조의 가치를 갖게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이어령 전 장관과의 인연으로 마련됐다. 2015년 동아시아문화도시 청주의 명예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이 작가와 인연을 맺었으며, 이번 전시를 개최할 수 있도록 후원했다.



# 한국공예관 기획 - 충북의 작가 초대전 `달항아리 서영기 도예전'

청주시한국공예관(관장 박상언)은 충북의 작가 초대전으로 `달항아리 서영기 도예展'을 18일부터 7월 26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역의 우수 작가를 조망하는 초대전으로 서영기 작가는 단양에서 오르빛도요를 운영하면서 경기대 예술대학 입체조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 작가는 1995년 서영기 분청 도예전을 시작으로 2006년 중국 상해 다관교류전, 2018년 영국 The Stratford Gallery CHAWAN 전시까지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달항아리 서영기 도예展'에서는 서 작가가 천착해온 `달항아리'에 `전통을 잇다'라는 의미를 더한 도자작품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은 조선 백자에 닿아있다. 어느 한 곳 일그러지지도 않은 균형감과 밋밋한 듯하면서도 넉넉한 듯한 미려한 백자의 기품을 전시장에서 감상할 수 있다.

서 작가는 “달 항아리를 빚은 예술가의 표현 방식이 있다면, 달 항아리 작품을 관람하는 대중의 재해석이 있을 것”이라며 “이번 전시가 작가와 관람객 두 마음이 맞닿은 울림으로 달항아리의 새로운 의미를 찾는 여정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서영기 작가와 함께 영국 작가 미셸 프랑수아,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화가 장순덕의 달항아리를 한 전시공간에서 보여준다. 이는 한국공예관을 시작으로 영국 런던(8. 17.~10. 27./웨일즈 버나드 리치 갤러리)과 미국(12월), 러시아 모스크바(2020년)로 이어지는 국제순회전시를 위한 초석으로 마련했다.

박상언 관장은 “달항아리가 지닌 순정성은 세계 어떤 도자기와 비교될 수 없는 가장 한국적이고도 가장 세계적인 미의 결정체”라 강조하며 “소박하고 평범한 듯하면서도 가장 우리다운 멋을 품은 달항아리의 세계로 초대한다”고 전했다.

전시는 무료관람이며, 관람 시간은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043-268-0255)

/연지민기자
yeaon@cctimes.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