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과 함께 하는 안전도시 청주
새벽과 함께 하는 안전도시 청주
  • 전규영 청주시 안전정책과 재난관리팀 주무관
  • 승인 2019.06.1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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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전규영 청주시 안전정책과 재난관리팀 주무관
전규영 청주시 안전정책과 재난관리팀 주무관

 

새벽 4시40분.

오늘도 알람이 울린다. 일주일에 한 번씩 이 시간이면 어김없이 울린다. 좀 더 자라는 내 말에 곁에 누워 자던 남편이 알았다고 대답을 하지만, 내가 방에서 나설 때까지 몇 번을 뒤척이는 모습을 보니 내 탓에 반쯤은 잠이 깬 듯하다. 세수를 하고, 옷을 챙겨 입고 아직은 어스름한 밖으로 나선다. 문 앞에 걸려 있는 우유 가방을 보니 우유가 없다. 우유도 도착 안 한 시간인가 보다.

새벽 5시30분.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도착해 불을 켜고, 컴퓨터를 켠다. 스케줄러를 펼치고 오늘의 할 일, 챙겨야 할 것들을 정리한다. 오늘 회의에서는 `함께 웃는 안전 청주'를 만들기 위한 시민 의견수렴 방안에 대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한 설문지 문항, 대상자, 참석 범위 등을 확정할 것이다. 회의를 위한 준비물들을 챙기는 사이 팀장님, 과장님께서 오신다. 이제 슬슬 출발할 시간이다.

오전 6시40분.

충북대학교 근처 해장국집. `안전 청주'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10여 명이 모여 있다. 청주시 안전 도시 실행위원회 위원들이다. 이들은 청주시 안전도시위원회 위원 중 자발적으로 실행위원회를 구성해 매주 새벽마다 조찬 모임을 가지며, 청주시의 안전을 위해 자신의 열정과 시간을 쏟아내고 있다.

해장국을 먹으며 간밤의 사고들, 길을 오가며 느낀 안전·재난에 대한 문제점, 그에 대한 생각·경험·지식들이 쏟아져 나온다. 실행위원들이 안전 및 재난에 일가견이 있는 전문가, 시민단체 활동가인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들의 지식과 경험, 다양한 해결책을 들을 때면 늘 놀랍다.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말하는 그들이 신기하기도 하다.

오전 7시20분.

충북대학교 국가위기관리연구소 내 회의실. 자리를 옮겨 좀 더 적극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각종 통계와 설문조사 등을 바탕으로, 청주시의 기초현황 분석 토의를 시작으로 안전에 대한 시민의 의견을 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수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심도있는 토의가 이어진다. 주민들 속으로 들어가 안전에 대한 속 시원한 토론을 할 타운홀 미팅, 허리케인 등 자연재난이 빈번한 곳에서 재난 대응을 위한 지역 거버넌스의 역할과 재난 극복 방법을 강연해줄 미국 소재 대학의 교수 초청 세미나 계획, 워크숍, 설문조사, 인터뷰 등 시민과 더불어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안전 도시 청주의 공통의 목표(가치, 비전)를 만들어간다. 난 그저 열심히 녹취하고, 적는 것 이외엔 끼어들 틈이 없다. 토의가 뜨겁다.

오전 9시30분.

어느덧 9시가 넘었다. 각자의 일터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됐다. 아쉽지만 오늘의 논의는 여기서 마무리해야 한다. 일주일 후를 기약한다.

“이른 시간에 눈을 떠 회의 참석하기가 힘들지만 아침이 아닌 다른 시간에 모이는 것은 더 어렵다. 차라리 잠을 조금 덜 자는 편이 낫다.”

여기 모인 안전 도시 실행위원회 위원들의 열정으로 만든 결정이었다. 피곤한 하루가 되겠지만 그만큼 뿌듯하고 흐뭇한 하루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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