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죄악 처음엔 작은 허물로부터
큰 죄악 처음엔 작은 허물로부터
  • 박성연 원불교 충북교구장
  • 승인 2019.06.1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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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박성연 원불교 충북교구장
박성연 원불교 충북교구장

 

원불교 경전 말씀에`사람의 큰 죄악이 처음에는 작은 허물로부터 시작되는 수가 허다하나니, 그대들은 마땅히 때때로 자기의 행동을 살펴서 작은 허물이라도 발견되거든 미루지 말고 고치기에 힘쓰라'하시며 남방의 성성이라는 짐승을 예로 들어 설명하셨습니다.

남방의 성성이라는 짐승은 힘이 세고 날쌔어 사람의 힘으로는 잡지 못하는데 그가 좋아하는 술을 큰 그릇에 담아서 그가 내왕하는 길목에 놓아두면 성성이가 처음에는 사람들이 자신을 잡으려고 놓아둔 술임을 알고 그냥 지나간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냥 가다가 조금만 마시면 괜찮겠지 생각하고 다시 돌아와 한 모금만 마시고 가다가 다시 돌아와 또 한 모금 마시기를 여러 차례 한 뒤에 결국 그릇의 술을 다 마시고 술에 취해 쓰러지면 그때 사람이 잡아간다고 합니다.

그가 처음에는 조금만 마시기로 한 술이 커져서 한 동이에 이르렀으며, 마침내 제 생명을 잃기도 하고 혹은 생포도 당하게 되는 것과 같이 사람도 처음에는 한두 가지의 작은 허물을 고치지 못하다가, 그 허물이 쌓이고 쌓이면 마침내 큰 죄업을 저질러서 크게 그르치나니 조심하고 조심하라는 말씀입니다.

작은 허물이지만 허물이 쌓이고 쌓이면 안 좋은 습성이 만들어지는 것이고 그 습성은 업력이 되어 자신의 뜻과는 관계없이 몸과 마음이 끌려가서 결국 자기 파멸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술의 유혹에 빠져 생포 당하는 성성이의 모습을 가끔은 현실의 나에게서 또한 우리 주변에서 보게 됩니다. 한 예로 교통법규의 유혹입니다. 큰 대로가 아닌 작은 길의 횡단보도 앞에서 빨간 신호등에 사람들이 파란불인 듯 건너갈 때 나도 건너고 싶은 유혹, 횡단보도가 멀리 보이는데 차가 안 오면 그냥 건너고 싶은 유혹, 그냥 쉽게 차를 돌리고 싶은 마음 등 아주 작은 유혹들과 순간순간 수없이 힘겨루기를 합니다.

예전에 차를 몰고 가는데 좌회전 금지구역에서 다른 차들이 좌회전을 하는 것을 본 순간, 바쁜 마음에 유혹에 못 이기고 `오늘 한 번만' 이라며 나도 불법좌회전을 했는데 그 뒤로 이런저런 이유로 가끔씩 좌회전을 하다가 결국 교통위반으로 거금의 범칙금을 내게 되었습니다. 범칙금이라는 교육비를 내고 난 후에야 나는 확실하게 그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조금만 마음을 챙겨보면 우리의 일상에서 작은 허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남을 알 수 있습니다. 일의 시비를 몰라서가 아니고 “한 번만 하자!” 한번 하면? 한번이 두 번 되고 세 번 되고 자신도 모르는 가운데 습관이 되어 결국 큰 죄업이 되는 것을 종종 봅니다.

사람의 인격이나 품위도 쌓아 올릴 때는 갖은 노력과 수고가 들지만 무너질 때는 사소한 부주의, 조그마한 행동이 들어서 쉽게 타락되는 수가 있으니 작은 허물이 쌓이고 쌓여서 마침내 큰 죄업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항상 자신의 행동을 살펴 작은 허물일지라도 고치는 데 각별한 노력이 필요함을 느낍니다.

저수지의 제방이 일순간에 무너지는 경우도 작은 구멍에서 시작되고, 크고 오래된 나무라 하여도 사람의 눈에 쉽게 보이지 않는 딱정벌레들의 끊임없는 공격으로 거대한 나무의 생명력이 파괴되며 사납고 용맹 있는 사자나 범도 비루라는 조그마한 벌레가 생겨 그것이 온몸에 퍼지면 결국 생명을 잃게 된다고 합니다.

우리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아닌 마음들을 미리미리 조심하고 때때로 자기의 행동을 살펴서 작은 허물이라도 발견되거든 미루지 말고 고치기에 힘써서 소중한 자기 인생을 잘 가꾸며 성성이와 같은 어리석음을 범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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