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이란 무엇일까
친절이란 무엇일까
  • 이혜진 청주시 흥덕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 승인 2019.06.0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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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청주시 흥덕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이혜진 청주시 흥덕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아주 오래전 어느 주민센터를 방문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민원인이 드나들어도 관심 없고 직원들은 시종일관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저마다 바쁜 일이 있고 할 이야기가 있었겠지만 민원인 입장에서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이러한 순간의 장면으로 그 주민센터의 친절도와 역량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이미지는 오래 기억될 것이다.

공무원으로 임용된 후 필자는 이러한 기억을 떠올려 친절하게 응대하려 했지만 내가 베푸는 친절과 상대가 받아들이는 정도에는 괴리가 있었다.

첫 발령지에서 필자가 맡은 업무는 주민등록 및 가족관계 관련 업무였다. 당시 동장님께서는 직원들에게 민원인을 가족같이 대하는 친절 행정을 펼치기를 당부하셨다. 친절은 공무원이 갖춰야 할 기본 덕목 중 하나이다. 현재 민원지적과에서 근무하는 필자에게 친절은 또다시 중요한 화두가 됐다.

`친절'의 사전적 의미는 대하는 태도가 매우 정겹고 고분고분함 또는 그런 태도이다. 친절 마인드, 친절한 응대에 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크게 힘든 일이 아니어서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지는 매우 쉬운 일로 여겨졌고, 공직을 시작하며 누구나 그렇듯 친절한 공무원이 돼야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공직생활을 하며 느낀 것은 친절하기가 생각보다 단순하고 쉽지가 않다는 것이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때로는 냉정한 판단이 요구돼 민원인이 원하는 사항을 수용할 수 없을 때 결과적으로 부정적인 인상이 남을 수 있고, 컨디션에 따라 내 목소리나 표정이 친절하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다.

친절의 덕목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첫째, 진심을 담아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친절을 베풀어야 한다.

둘째, 민원인의 입장을 헤아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것이다. 한 업무에 몇 개월 이상 발 담근 직원에게는 일상용어처럼 쉬운 용어지만 사실 처음 인수인계하던 때를 떠올려보면 용어가 낯설어 절차 숙지에도 시일이 걸렸다. 그러므로 단번에 이해하는 데 더욱 어려움을 겪을 민원인에게 쉽게 설명해주는 일도 친절 행정의 일환이라고 본다.

어떤 민원인은 친정엄마 같고, 아기를 업거나 유모차에 태워 오는 민원인을 보면 떼쟁이 어린 손자 보느라 애쓰실 시어머니 생각도 나고, 서류 떼는 엄마 옆에 또는 아기 띠 안의 순수한 눈망울의 아이들을 보면 집에서 엄마를 기다릴 아이 생각도 난다.

친절의 덕목을 되새기며 바쁜 일상 가운데 행정기관을 찾으신 민원인들을 위해 신속·정확하면서도 친절한 민원 처리를 하고자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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