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노인 신경질환 악화
미세먼지 노인 신경질환 악화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9.06.09 18: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달·일주일 등 단기간 노출도 악영향 … 관리 필요
임신부도 노출 잦으면 미숙아 출산율 1.57배 상승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이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고령층의 신경질환을 악화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한 달이나 일주일과 같은 단기간 대기오염 노출도 일부 연령층에서는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최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대기환경과 저출산·고령화를 주제로 제1차 인구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이혜원 교수는 PM2.5 이하 초미세먼지와 노인의 신경정신증상 연관관계를 연구한 결과를 소개했다. 이 교수는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노인성 치매연구 임상연구센터 방문자 645명을 대상으로 연구결과를 도출했다.

연구 결과 PM2.5(초미세먼지)에 한달 노출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신경정신과적 증상을 평가하는 K-NPI 점수가 16.7% 더 높았다. 이 점수는 수치가 높을수록 정신의학적 증상이 악화된 것을 나타낸다. 두달 노출된 환자의 경우 점수가 19.3% 높아졌다. 그러나 3달 이상 노출 환자는 9.6%, 6달 이상 노출 환자는 5.4%로 수치가 줄어 1,2개월 노출된 환자의 수치 변화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그룹별로 나누면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PM2.5에 한달 노출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점수가 17.5% 높았다. 반면 경도인지장애를 겪고 있는 환자는 같은 기준으로 무려 41.0% 수치가 높았다. 이 교수는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로 진행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초미세먼지 노출에 주의해야 한다는 결과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파킨슨병과 대기오염의 연관성을 파악하는 연구 내용도 설명했다. 특히 이 연구는 장기간 노출이 아닌 단기간 노출에 중점을 뒀다. 이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공하는 표본 중 파킨슨병으로 입원한 환자 77명을 대상으로 했다. 77명 중 90%는 65세 이상이었다.

연구 결과 대기오염 노출이 파킨슨병으로 인한 응급실 입원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 특히 입원당일을 기준으로 7일간 대기오염이 심하면 파킨슨병으로 입원할 위험성이 크게 증가했다. PM2.5로 인한 파킨슨병 응급입원 위험도는 1.61배, 이산화질소(NO2)의 경우 2.35배로 상승한다.

이 교수는 “일주일 정도만 대기오염에 노출돼도 응급위험의 위험성이 많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는 미숙아 출산 위험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 농도와 미숙아 출산 위험과의 관계'를 주제로 발표를 한 국립암센터 암관리정책부 송인규 선임연구원은 174만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70 이상일 때 미숙아 출산율이 1.57배 높아진다고 밝혔다. 미숙아는 37주 미만에 태어난 아이를 뜻한다. 32주 미만 미숙아 출산 비율은 미세먼지 노출 산모가 그렇지 않은 산모보다 2배 높았다.

연구자들은 연구내용과 결과에 한계가 있다면서도 추가적인 연구와 대책 마련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송 연구원은 “미세먼지와 건강의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추가적인 연구가 계속돼야 한다”며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정책과 시민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도 “대기질 향상을 위한 정책과 우리나라 상황에 적합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신경퇴행적 질환자를 취약대상자로 관리받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