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가 살아야 경제가 산다
특성화고가 살아야 경제가 산다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9.06.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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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김금란 부국장
김금란 부국장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도, 기술이 있어야 노후 걱정이 없다는 말도 수도 없이 들었다.

세월이 흐르고 정권이 바뀐들 직업에 귀천은 존재하고, 기술이 있어도 노후가 불안하다.

특성화고 졸업생의 대학진학률이 취업률보다 높은 데 당연한 일이다.

기술자를 우대하고 기술자가 교수보다 높은 연봉을 받는 선진국처럼 전문 기술인을 양성하겠다며 2015년 스위스·독일식 도제교육을 특성화고에 접목시켰지만 특성화고의 취업률은 증가하기는커녕 해마다 하락했다.

학교 알리미에 따르면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 및 특성화고등학교 졸업생의 전국 평균 취업률은 올해(4월 1일 기준) 34.8%에 그쳤다. 그나마 2017년에는 취업률이 절반이 넘는 53.6%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44.9%를 나타냈지만 올해는 취업률 30%대에 머물렀다.

충북의 특성화고 취업률은 더 심각하다.

2017년 43.6%였던 취업률은 지난해 32.8%로 급감하더니 올해는 28.7%에 그쳤다.

도내 특성화고 가운데 가장 낮은 취업률을 나타낸 청주농업고등학교의 취업률은 고작 5.6%였다.

이 학교의 경우 졸업생 301명 중 취업자는 15명에 불과한 반면 55.12%인 112명은 대학을 선택했다.

교육당국이 선취업 후진학이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특성화고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은 되려 증가하고 있다.

학벌을 중시하고 대학을 나와야 사람 대접받는다는 사회 분위기는 그대로인데 특성화고를 활성화하겠다는 정책이 무슨 소용인가.

우리나라에서 특성화고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일본에서는 대졸·고졸자 취업률이 100%에 육박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지난달 일본 후생노동성과 문부과학성이 전국의 국공립대 24곳과 사립대 38곳을 조사해 추계한 결과 올 3월 졸업한 취업 희망자 43만6700명 가운데 97.6%인 42만6000명이 일자리를 얻었다. 전공별로는 문과계가 97.4%, 이과계가 98.4% 취업에 성공했다.

또한 취업 희망자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올 3월 고교 졸업자 취업률은 작년보다 0.1%포인트 높은 98.2%로 집계됐다.

이는 9년 연속 높아진 수치로, 역대 고졸자 최고 취업률을 나타냈던 `버블 경기' 때인 1991년(98.3%)에 근접한 수준이다.

올해 일본 고교 졸업생은 105만6847명이었고 이 가운데 17.7%인 18만7342명이 취업을 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 특성화고의 취업률은 34.8%에 그친 반면 일본은 취업희망자의 98%가 취업한 이유는 무엇일까?

고졸자 취업률이 높은 이유는 저출산에 따른 일손 부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즉시 활용할 인력으로 고졸자에 눈을 돌리는 기업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일본당국은 분석했다.

특성화고 교사는 말한다. 취업을 하고 싶어 특성화고에 입학한 학생들을 향한 사회의 차가운 시선이 사라지지 않는 특성화고 학생들은 우리 사회에서 투명인간에 불과하다고.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친다. 기업들은 일할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정부는 올해 일자리 추경 예산으로 1조8000억원을 편성하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제자리 걸음이다.

특성화고가 찬밥 신세인데 정부가 아무리 수십 조를 쏟아 분들 일자리가 만들어질 리 만무하다.

대학 졸업장을 우대하는 사회분위기가 변하지 않는 한 일자리 문제는 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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