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 오승교 진천교육도서관 사서
  • 승인 2019.06.03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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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오승교 진천교육도서관 사서
오승교 진천교육도서관 사서

 

지난해 대학생 자원봉사자 연수를 준비하면서 자료를 조사하다 일본의 혁신적인 서점 츠타야를 알게 되었다. 일본에서 성공한 전국적으로 유명한 서점임을 알았다. 어떻게 운영했기에 성공했는지 막연한 호기심이 있었는데, 도서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마스다 무네아키 저·위즈덤하우스·2017년)를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단숨에 읽었다.

경영에 대해 `실패의 허용'이란 전제하에 여러 번의 실패에도 두려움 없이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망설이지 않는 저자의 마인드가 인상 깊었다. `집념과 집중이 없는 사람은 문제를 지적하지만 반대로 집념과 집중력이 있는 사람은 가능성을 논의하며 끊임없이 혁신한다'는 경영 철학이 지금의 츠타야를 만들어 냈다.

그는 북 카페의 성공 비결을 말하는 대목에서 고객의 시선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단순히 돈을 벌 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보다는 `경치 좋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책 읽는 시간을 즐길 수 있다면 멋지겠다'는 고객의 마음으로 사업을 시작한 사람이 같은 상황에서 같은 돈을 벌어도 느끼는 행복은 다를 것이다.

새로운 기획은 결국 기존과 다름에서 오는 위화감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 위화감을 점차 익숙함으로 바꿔나가는 것 그래서 대중에게 친숙해지는 것이 기획이다. 그런 기획이 변화이고 혁신이 된다. 이 기획의 성공을 위해서는 사원 한 사람 한 사람의 꿈을 이루어주고 그 꿈의 총계가 결국 회사의 규모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이런 마음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사원 한 사람 한 사람을 대한다면 어떠한 사업을 해도 수용할 수 있고 만약 실패를 한다 해도 다시 쉽게 도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실패와 도전이 쌓이다 보면 결국 어느 순간 성공의 자리에서도 안주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가까운 곳 어디에도 쾌적한 공간의 북 카페가 많이 생겼다.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공간, 퇴근 후 독서모임을 하는 공간, 다양한 문화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몸담고 있는 도서관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그동안 이용자의 시선이 아닌 관리가 편한 직원의 시선에서 생각했음을 알았다. 또한 최근 이용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혁신적인 도서관을 만들려는 타 기관의 노력에 바쁘다는 핑계로 무관심했음을 반성했다.

진천교육도서관은 6월 자료실의 오래된 서가 교체 작업을 기획하고 있다. 단순히 낡은 서가를 새로운 서가로 교체하는 물리적인 작업이 아닌 집념 있게 다양한 가능성을 논의하고 이용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바람이 담긴 맞춤형 공간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츠타야 서점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다양한 시도는 나와 우리 도서관의 발전 가능성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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