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고교 기숙사 입사생 선발은 `성적순'
충북 고교 기숙사 입사생 선발은 `성적순'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9.05.2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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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곳중 86% 반영 … 국가인권위 권고도 무시
충북도교육청 관리감독 지침·시스템도 전무
참여연대 “운영 취지 무색 … 특혜 변질 우려”

충북도내 고등학교가 운영하고 있는 기숙사와 관련 충북도교육청의 관리 지침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숙사 86%가 입사자 선발 시 학업성적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기숙사 선발기준이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이하 참여연대)는 29일 `충북도내 고등학교 기숙사 선발기준 현황 분석'을 발표하고 “기숙사 입사자 선발 시 도내 고등학교 67개 학교 중 86%(57개)가 학업성적을 반영하고 있다”며 “이는 차별행위로서 평등권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 권고 사항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 자료를 보면 기숙사 입사자 선발 시 100% 학업성적으로 뽑는 학교는 산남고, 오송고, 청주외국어고, 청주 중앙여고, 운호고, 일신여고, 청석고, 충주산업고, 한국교원대부설고, 충북대사범대부설고 등 10개교였다.

또 70% 이상 성적기준으로 입사자를 선발하는 학교는 25개교로 대다수 학교가 입사자 선발 시 학업성적을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전교생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는 학교를 제외하고 성적이 선발 기준이 아닌 학교는 영동산업과학고, 청주농업고등학교, 충북공업고, 충북에너지고,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 한국호텔관광고, 영동인터넷고, 한림디자인고, 보은여고로 9개교에 불과했다.

참여연대 측은 “현재 도내 고교 기숙사가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통학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시설이기보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따로 선발하여 심화반 학습을 하고 있다”며 “기숙사 생활이 꼭 필요한 사회적 배려자, 원거리 통학생 등에 대한 선발기준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는 학교도 14개교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주는 37개교 중 6개교를 제외한 31개교(84%)가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 통학권으로 기숙사 설치 목적이 성적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도교육청에 고등학교 기숙사를 관리감독하기 위한 관리 지침이나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다수 학교가 성적위주로 선발하면서 입사에서 배제된 학생들에게 열등감과 소외감을 불러일으키기 쉽고, 학업성적 우수자에 대한 특혜로 번질 우려가 있다”며 “도교육청은 도내 고교 기숙사를 관리감독하기 위한 지침 및 시스템 구축, 사회적 배려대상자 및 원거리 통학자 우선 선발 지도, 인권친화적인 기숙사 생활 가이드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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