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고층건물 투척테러 … 커지는 불안감
잇단 고층건물 투척테러 … 커지는 불안감
  • 조준영 기자
  • 승인 2019.05.28 2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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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흥덕구서 3개월간 날계란 투척 10대 덜미
금천동선 물풍선으로 낙하실험 … 車 2대 파손도
가속도 붙어 흉기화 … 관계기관 차원 대책 시급

“마른하늘에 날벼락도 아니고… 불안해서 돌아다닐 엄두가 안나요.”

고층 건물에서 고의로 물건을 내던지는 `투척테러'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불안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높은 위치에서 가속도가 붙어 떨어지는 물건은 생명을 위협하는 흉기가 되고 있다.

청주시 흥덕구 한 고층 아파트단지. 이곳 주민들은 지난 3월부터 `날계란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상공에서 무서운 속도로 계란이 날아와 땅에 박히는 기현상(?)이 계속된 까닭이다. 심지어 길을 지나던 초등학생이 계란 파편에 맞아 다치는 일까지 벌어졌다.

참다 못한 주민들은 아파트단지에 `상공에서 계란투척 상습지역'이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하지만 계란 투척테러는 계속됐다. 극심한 불안감이 번지면서 경찰에도 피해 신고가 밀려들기 시작했다. 두 달간 접수된 신고만 수십여차례. 수사에 나선 경찰은 아파트 안팎 폐쇄회로(CC)TV를 분석, 용의자 특정 작업에 들어갔다. 또 계란이 자주 떨어지는 지점 주변에서 잠복근무를 이어갔다.

수사가 한창 이뤄지던 때 용의자가 수사망에 걸려들었다. 이 아파트 고층에서 앳된 얼굴을 한 소년이 계란을 던지는 모습이 포착된 순간이다.

덜미를 잡힌 중학생 A군(13). 조사 결과 A군은 지난 3월부터 지난 22일까지 자신이 사는 아파트 30층에서 창문을 통해 14차례에 걸쳐 계란을 던졌다.

A군은 경찰에서 “스트레스 때문에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10대 청소년의 치기 어린 행동이 수많은 주민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셈이다.

고층건물 투척테러에 따른 피해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직접적인 물적·인명 피해를 야기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2016년 1월 청주 상당구 금천동 한 아파트에선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 2대가 고층에서 떨어진 물풍선에 파손되는 일이 일어났다.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이 붙잡은 투척 행위자는 10대 청소년 두 명. 이들은 “낙하실험을 하려고 물풍선을 던졌다”고 했다.

이보다 앞선 2015년 경기도 용인 한 아파트에선 고양이에게 밥을 주던 50대 여성이 초등학생 두 명이 던진 벽돌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 사회적 공분을 산 이른바 `캣맘 사건'이다.

문제는 고층 투척테러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 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이렇다보니 관계기관 차원의 예방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계란 투척 사건이 난 아파트의 한 주민은 “경찰이 나서서 해결하기 전까지 두려움에 떨며 길을 오가야 했다”며 “`공중에서 떨어지면 모든 게 흉기'라는 말이 있는 만큼 자치단체 등 기관 차원의 사고 예방 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준영기자
reason@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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