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기념일
5월의 기념일
  • 이수한 신부 음성 매괴여중·고 교장
  • 승인 2019.05.2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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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이수한 신부 음성 매괴여중·고 교장
이수한 신부 음성 매괴여중·고 교장

 

1년 중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라 불리는 5월도 어느새 그 끝자락에 와 있다.

5월은 가장 아름답기에 가정의 달이라 불리기도 하고 그와 관련된 많은 기념일이 자리하고 있기도 하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 국제 가정의 날이 자리하고 있고 가정과 직접 연관은 없지만 성년의 날과 스승의 날도 5월이다.

그러나 눈이 부실만큼 아름다운 계절에 어울리는 기념일의 이면에는 5·16이나 5·18과 같은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될 잔인한 기념일들도 자리하고 있다.

기념일의 종류는 다양하다. 세계적인 기념일이 있고 각 나라가 자국 사정에 맞게 제정하는 기념일이 있고 개개인의 생애와 관련된 기념일이 있다. 또 없던 기념일이 생겨나기도 하고 있던 기념일이 사라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기념일의 의미는 무엇이고 우리는 왜 기념일을 정해 그날을 기억해야 하는가?

필자는 기념일이 생기는 것은 불행한 일이기도 하고 다행한 일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어린이날을 예로 들어보자. 어린이날은 어린이의 인격을 소중히 여기고 그들의 행복을 도모하기 위해 제정되었다고 한다. 역으로 생각하면 소파 방정환 선생이 색동회를 조직하고 어린이날을 제정할 당시 어린이들은 인격을 존중받지 못했고 행복한 삶을 살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되기에 불행한 일이다. 어린이날 노래 가사 중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이라는 가사가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오늘만 어린이날이 아니라 일 년 내내 어린이날이어야 하고 그것을 기억하고 교육하는 것이 어린이날 제정의 의미이기에 다행인 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경로효친의 국가라 불리만큼 노인이 공경받는 사회였기에 노인의 날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노인의 날이 생겨났다. 공경의 대상이어야 할 노인이 학대의 대상으로 전락해가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온 기념일 제정이기에 불행하고,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노인의 의미에 대해 교육할 기회가 되어 다행인 것이다.

4·16 세월호 참사나 5·18 광주민중항쟁은 그러한 사건이 벌어져 불행이고 다시금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억하고 다짐하는 기념이기에 다행인 것이다. 어느 하루만의 지나가는 기념일이 아니라 일 년 내내 우리 모두의 세상이 될 수 있는 그런 기념일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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