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로 모은 돈 … 6년째 나눔 실천
폐지로 모은 돈 … 6년째 나눔 실천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9.05.21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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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귀동 인류애 봉사대상 수상자 김종원씨 화제
2014년부터 음성 꽃동네와 인연 … 매달 30만원씩 기부
하루 9시간 이상 손수레 끌어 … 선행 후 지병도 사라져
“이웃위해 작은 도움 된다면…” 오늘 품바축제장서 시상

 

폐지를 모아 의지할 곳 없는 이들에게 매달 지속적으로 기부하는 80대 노인의 사연이 화제다. 제8회 최귀동 인류애 봉사대상 수상자인 김종원씨(81·사진)의 얘기다. 김씨는 2014년 음성 꽃동네 설립 모태가 된 거지 성자 고(故) 최귀동 할아버지의 삶에 깨달음을 얻고 6년째 폐지를 모아 번 돈을 나눔을 실천하는데 기부하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김씨가 음성 꽃동네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14년이다. 방탕한 생활로 가족들을 힘들게 하던 당시 어머니와 여동생의 설득으로 꽃동네를 방문한 것이 새로운 삶을 살게 된 계기다. /관련기사 9면

김씨는 “2014년 가족과 함께 꽃동네를 방문해 신부님의 강론을 통해 최귀동 할아버지의 삶 이야기를 접했다”며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사랑할 수 있다는 일깨움을 늦게나마 깨달았다. 그때 새로운 삶을 살아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각오는 자기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는 것이었다. 서울로 돌아온 뒤, 매일 폐박스 등 재활용품을 수거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하루 9시간 이상 손수레를 끌고 거리를 다니며 폐박스 등을 수거해 판매했다. 그리고 판매금 전액에 일부는 쌈짓돈을 보태 매달 30만 원씩을 꽃동네에 기부했다.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그의 선행은 6년간 1600만원을 기부하게 된 것이다.

김씨는 “이웃을 돕는 일이 나를 위한 일이었다. 폐지를 모으면서 지병인 고혈압도 당뇨도 정상으로 돌아왔다”며 “꽃동네와 최귀동 할아버지를 알고 가난한 이웃을 위한 봉사를 시작한 후로 내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다. 최귀동 할아버지의 삶을 닮고 싶다”고 들려줬다.

김씨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마을주민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폐지 줍는 어려운 사람으로 알았던 주민들이 이제 빈 박스나 재활용품이 있으면 먼저 연락해 나눔을 실천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김씨는 “처음에는 폐지 줍는 것에 가족들이 반대했으나 지난날의 방탕한 생활을 조금이나마 뉘우치고, 가난한 이웃을 위해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다는 뜻을 안 뒤로 가족들도 폐지 모으는 일을 도와준다”며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이 일을 끝까지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김씨의 이 같은 선행이 알려지면서 음성군이 제8회 최귀동 인류애 봉사대상 수상자로 그를 선정하고 22일 음성품바축제 개막식에서 시상을 한다.



/연지민기자
yeaon@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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