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전직 수장들 `맞불 수사' … 충북 연결 고리는?
검·경 전직 수장들 `맞불 수사' … 충북 연결 고리는?
  • 하성진 기자
  • 승인 2019.05.21 2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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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남 전 검찰총장 2009년 청주지검장 지낸 이력
박화진 경찰청 외사국장 2012년 충북청 차장 부임
고발인 임은정·피고발인 조기룡은 청주지검 소속
김학의 관련 김기용·이성한·이세민도 두터운 인연

검찰과 경찰이 전직 수장들의 비위 의혹 수사로 맞불을 놓고 있는 가운데 거론되는 당사자들과 충북의 연결고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부하 검사의 비위 사건을 묵인한 혐의로 입건된 김수남 전 검찰총장, 국회의원 선거 불법 개입으로 수사 선상에 오른 박화진 경찰청 외사국장 등 관련자들이 공교롭게도 충북과 교집합이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21일 검·경 등에 따르면 임은정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의 고발을 토대로 검찰 간부 4명이 경찰에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됐다.

대상자는 김수남 전 총장과 김주현 전 대검 차장, 황철규 부산고검장, 조기룡 청주지검 차장이다.

김 전 총장 등은 2016년 당시 부산지검 소속 A검사가 사건처리 과정에서 민원인이 낸 고소장을 분실하자 이를 위조한 사실을 적발하고도 아무런 징계 없이 무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 부장검사는 지난달 19일 이런 내용의 고발장을 서울지방경찰청에 냈다. 서울청은 임 부장검사를 오는 31일 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기룡 청주지검 차장은 당시 대검 감찰1과장을 지냈다.

지역 법조계가 이번 사건에 관심을 두는 데는 고발인과 피고발인이 청주지검 소속 간부들이라는 점이다. 또 하나는 김수남 전 총장의 이력이다. 김 전 총장은 2009년 제60대 청주지검장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청주지검장을 거친 뒤 5년 만에 전국 검사 2200여명을 지휘하는 검찰 총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김 총장은 당시 충북 언론과도 유기적인 관계를 맺었다.

부임 직후 지역 언론사를 찾아 임원들과 환담을 했다.

허심탄회하게 진행된 대화에서 그는 “지역발전을 위해 언론과 검찰이 함께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피력한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국회의원 선거에 불법 개입한 혐의를 받는 강신명 전 경찰청장이 구속됐고 연루된 박화진 경찰청 외사국장 등은 기각됐다. 박화진 국장은 당시 청와대 치안비서관을 지냈다.

그는 2012년 11월 충북지방경찰청 차장으로 부임했다. 그는 이듬해 2월 15일 중앙공무원 고위정책과정 입교를 위해 충북을 떠나기 전 `이색적인 이벤트'로 관심을 받았었다. 수필 작가로 등단해 눈길을 끌었던 것이다. 그는 대구에서 발행된 계간 문학종합지 `영남문학'에서 `바람개비 삶'이란 수필로 제11회 신인문학상을 받아 새내기 작가가 됐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 접대 의혹 수사와 관련해서도 핵심 인물인 김기용·이성한·이세민 등 경찰 간부들이 충북과 꽤 두터운 연을 맺고 있다.

김기용 전 경찰청장은 제천 출신으로 2008년 3월 충북청 차장으로 고향 땅을 밟았다가 서울청에 입성한 후 본청 차장을 거쳐 2012년 5월 경찰 총수 자리에 앉았다.

2013년 3월 말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고향으로 내려온 그는 지난 20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에 입당, 정치에 도전했으나 당내 공천 경쟁에서 밀린 뒤 사실상 정치권과 거리를 뒀다.

이성한 전 청장도 2011년 11월 28일 충북청장으로 부임했다. 그는 부임 석 달만인 2012년 2월 치안정감으로 승진하면서 곧바로 부산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괴산 출신의 이세민 전 충북청 차장은 `충북 토박이 경무관 1호'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다.

2010년 12월 경무관 계급장을 단 후 이듬해 수사기획관에 오르면서 승진권에 근접했지만 김 전 차관 별장 의혹과 맞물려 뜻을 이루지 못하고 낙향했다. 충북청 차장을 끝으로 그는 2016년 7월 26일 자연인이 됐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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