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동 여경' 논란 갈수록 확산…남녀갈등 비화 조짐
'대림동 여경' 논란 갈수록 확산…남녀갈등 비화 조짐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9.05.2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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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없었다"에도 갑론을박 계속
일부 네티즌 등 "여경이 제압 못해"

"여경 축소" "채용 역차별" 등 주장

"성별 과도 부각 접근법 경계해야"



이른바 '대림동 여경' 논란이 젠더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해당 여경의 대처에 문제가 없었다는 사실은 이미 논외가 돼버린 형국이다.



20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에서는 대림동 경찰 폭행 영상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 계정에서는 "여경이 굳이 필요하느냐"는 등 여경 채용 축소·폐지 주장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들은 "주취자들이 흉기라도 들고 있었으면 피해는 시민들 몫이었을 것", "저런 모습을 보면 사건이 일어났을 때 여경이 오면 누가 좋아하겠나"라는 등의 주장을 펴고 있다.



또 '오또케(어떡해)', '치안조무사' 등 여경을 비하하는 용어들이 언급되는가 하면, "세금이 아깝다. 여경은 불필요하다"는 식의 반응도 나온다.



반면 "범죄 저지르는 일이 잦은 것은 남성 경찰인데 여경을 문제 삼는다", "진짜 문제 삼아야하는 것은 술취한 주폭들인데 왜 여경이 논란이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식의 반론도 나타나고 있다.



논란은 지난 13일 경찰관 2명이 서울 구로구 구로동의 한 술집 앞에서 취객 2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과정을 찍은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촉발됐다.



이후 '여경이 남경이 공격받도록 상황을 방치했고 이후에는 난동자를 제대로 제압하지 못했다', '시민에게 돕도록 명령까지 했다'는 등 여경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현장에는 남·여 경찰관 2명이 출동했다. 남경이 폭행을 당한 뒤 즉시 제압에 나섰고, 여경은 수갑을 전달하면서 한 손으로 다른 취객의 난동에 대응했다고 한다.



또 남경이 1명을 맡아 제지하는 동안 여경은 다른 1명을 무릎으로 제압했고, 이후에 추가로 도착한 경찰관들과 함께 2명을 모두 붙잡았다는 것이다.



또 무전기로 도움을 요청한 부분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공무집행을 하는 경찰관에게 폭행을 가할 경우에 대한 현장 매뉴얼에 따라 지원요청을 한 것"이라며 "출동 경찰관들은 정당하게 업무를 처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수 네티즌은 여전히 여경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나아가 논란은 경찰 채용 관련 젠더 갈등의 소재가 되고 있기도 하다.



일례로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여경 채용 비율을 10%로 해달라", "여경을 뽑지 않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직업 특성에 맞게 선발 방법을 바꿔달라"는 등의 게시물이 올랐다.



또 "최소한의 치안 활동은 가능한 사람들을 뽑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 "이런 여경이 많이 뽑히게 되면 치안이 나빠질 것"이라는 등의 주장이 온라인상에서 제기되는 등 쟁점은 채용 문제로도 수렴되고 있다.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미 여경에 대한 체력검정 기준을 향상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거나, 개별 문제를 여경 전체의 무능력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근시안적 접근이라는 비판 등이 나온다.



이번 논란은 그간 경찰관의 성별을 두고 제기됐던 채용 문제와 맥이 닿는 부분이 있다. 여경의 직무 능력이 떨어진다는 주장과 함께 '여성 할당'이나 체력 검정 방식의 차이 등이 언급된다는 점 등이 닮은 꼴이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상을 제압하지 못하는 문제는 남성 경찰에게도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모든 것을 젠더간 평등 문제로 보는 것은 좋은 접근 방향이 아닌 것 같다"고 언급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경의 체력 기준이 낮다는 것을 기회의 불평등으로 보는 것은 좀 과도해 보인다. 성별 고정관념을 확대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며 "여경도 경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밝혀주면 좋겠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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