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꽃인데 왜 적작약이야?
흰 꽃인데 왜 적작약이야?
  • 우래제 전 중등교사
  • 승인 2019.05.1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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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우래제 전 중등교사
우래제 전 중등교사

 

모란 꽃잎이 떨어져 흩날리면 이젠 작약 꽃이 꽃망울을 터트릴 차례다. 작약은 흰색, 분홍색, 붉은색으로 핀다. 그런데 꽃이 흰데 왜 적작약일까?

작약은 함박꽃이라고도 하는데 크게 두 가지로 구별한다. 뿌리를 잘랐을 때 흰색을 띠면 백작약, 붉은빛을 띠면 적작약이다. 뿌리의 색에 따라 꽃의 색과 관계없이 적작약에서도 흰 꽃이 핀다.

작약은 예로부터 약으로 사용해 왔기에 구별법도 다양하다. 뿌리 색이나 약재를 만드는 법으로 구별한다. 여기서는 생물도감(이창복 저)을 기준으로 구별했음을 밝혀둔다.

꽃이 피어 있다면 구별하기 쉽다. 꽃받침이 3개면 백작약 종류이다. 꽃받침이 5개라면 적작약이다. 백작약은 다시 백작약, 털백작약, 산작약, 민산작약으로 구분된다. 꽃받침이 3개인데 꽃이 희면 백작약, 잎 뒷면에 털이 있으면 털백작약이라고 한다. 꽃받침이 3개인데 꽃이 연분홍이며 잎 뒷면에 털이 있으면 산작약, 털이 없으면 민산작약이다. 적작약은 호작약, 적작약, 참작약, 작약으로 나뉘는데 뿌리 단면이 약간 붉은빛을 띤다. 꽃받침이 5개인데 잎 뒷면에 털이 없으면 적작약, 있으면 호작약으로 꽃 색은 흰색이나 연분홍이다. 꽃받침이 5개이고 씨방에 털이 빽빽하게 나 있고 꽃 색이 흰색이면 참작약이다. 적작약의 변종으로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재배하는 것이 작약이다. 뿌리 단면의 색으로 적작약 백작약을 구별하기에 꽃이 연분홍색인 산작약은 백작약 종류이며 참작약은 적작약 종류지만 흰 꽃을 피운다. 몇 년 전 강원도 안정사 일원 도로 확장 공사 시 발견된 작약의 종류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결론은 꽃이 피어 봐야 한다는 것이다.

모란(목단) 보다도 재배 역사가 긴 함박꽃. 모란을 화왕(花王)이라고 하면서 함박꽃을 화상(花相)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모란이 피고 난 다음 함박꽃이 핀다. 비록 왕이 못되고 재상의 반열에 올랐지만 어디서나 잘 자라는 함박꽃이 좋다. 힘든 산길에 고상하게 핀 함박꽃을 만난 기쁨은 어디에 견주랴!

빛이 꿈꾸는 다이아몬드라면/ 소리가 꿈꾸는 웃음이라면/ 향기가 꿈꾸는 꽃이라면/ 그 빛과 향기와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마침내 이루는 보석도 있나니/ 광부가 어두운 지층에서 / 원석을 찾듯/ 깊고 깊은 산 속/ 녹음 짙은 골짜기를 헤매다 보면/ 아는 듯 모르는 듯 /향기에 취해 그대 어딘가 이끌려갈지니/ 발을 멈추어선 그곳에/ 오뉴월 내리는 함박눈처럼/ 아 ~~ 함빡 웃음을 머금고 / 바라보는 꽃?/ 빛과 소리와 향기가 어우러진/ 꽃들의 꽃이 거기 있나니…? (함박꽃·오세영)

웃음의 종류도 많다. 크게 웃는 웃음, 비웃는 웃음, 여인의 웃음에 어이없는 웃음까지 다양하다. 작가는 함박꽃에서 함빡 웃음을 보았나 보다. 함빡은 분량이 차고도 남도록 넉넉하게 라는 뜻이고, 함박은 통나무를 파서 큰 바가지처럼 만든 그릇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함빡 웃음과 함박웃음은 의미가 다르다.

햇볕이 따가운 오월. 내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박웃음을 함빡 웃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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