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한미 정보요원 "5·18 진압 총괄·시신 소각 보안사 만행 밝혀야"
전 한미 정보요원 "5·18 진압 총괄·시신 소각 보안사 만행 밝혀야"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9.05.1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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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장·허장환씨, 광주 505보안부대·국군통합병원 옛터 방문
1980년 5월16일부터 진압계획, 5월20일 사살명령 전문 확인

통합병원 보일러실서 5·18 희생자들 소각한 정확도 규명해야



"이 곳이 전두환씨와 그의 보안사가 5·18항쟁 기간 광주의 시나리오를 만들고 공수특전여단에게 직접 지령을 내린 방입니다."



15일 505보안부대 전 수사관(전남북 비상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국보위 특수부 부장) 허장환씨와 미군 501정보여단 전 정보요원 김용장씨가 광주 서구 505보안부대와 국군통합병원을 찾아 1980년 5월 계엄군의 만행을 증언했다.



이날 허씨는 1980년 5월 자신이 근무했던 보안부대 위병소 왼편에 위치한 사무실을 가리키며 '국보위 특명반 사무실'이라고 했다.



그는 "이곳에서 민주인사들이 수많은 고초를 겪었다"고 말한 뒤 80년 5월16일부터 본격적인 신군부의 시나리오가 기획·실행됐다고 밝혔다.



허씨는 80년 5월16일 서남의 대공과장이 대공처장으로부터 광주진압 지시를 받고 부대에 복귀해 부대장 보고 직후 예비검속자 명단을 공개하며 수사 회의를 진행한 상황, 대공·수사계에서 열흘간 진압 계획을 기획한 상황 등을 증언했다.



특히 부대 본관동 2층 부대장실 옆 부사관실을 '보안사령부가 광주의 참혹한 역사를 만들어낸 방'이라고 규정했다.



허씨는 광주시내 전도, 공수부대 배치도와 탁자가 놓였던 위치를 설명한 뒤 "이곳에서 (3·7·11)공수특전여단에게 지령을 단독으로 내렸다. 부대원들이 모르게 정호용 특전사령관, 최세창 등에게 직접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홍성률 대령이 보안사령부가 구상하고 실행했던 광주 진압 과정을 감독하며 전두환 보안사령관에게 보고했고, 정호용 사령관도 광주를 내왕해 지휘·보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두환씨가 광주를 찾기 하루 전인 80년 5월20일 사살 명령(전투교육사령부 회의서 결정)이 떨어진다는 지침이 내려왔고, 같은 날 505보안부대 통신실에서 '자위권 구사 발포 사살 합의'라는 보고 전문을 직접 봤다고 증언했다.



그는 당시 시민과 민주인사를 무차별 고문했던 505 보안부대 지하실로 들어가는 경로(수사관 출입 통로와 다름)와 연행 방법(두건 씌움)을 설명한 뒤 "자기 발로 걸어서 나온 사람은 없다"고도 말했다.



허씨와 김용장씨는 이어 국군통합병원 보일러실을 찾아 5·18 당시 사라진 희생자들이 이곳에서 소각됐을 가능성을 주장했다.



이들은 ▲병원 보일러실이 보안사가 지정하는 보안목표로 지정된 점(5·18 항쟁 평정 이후 추정) ▲인가를 받은 군인만 출입할 수 있고 굴뚝 주변에 삼중 철조망·사격구가 설치된 점 ▲방호시설로 보기 어려운 굴뚝을 군인이 방호한 점 ▲소각시설과 연결된 굴뚝이 병원 전 지역 난방 용량을 초과하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보일러실 옆 벙커씨유 탱크와 연결된 화구·벽돌 보수공사 흔적 ▲보일러실 주변을 벽으로 막아둔 점 ▲시신 거치대로 추정되는 시설이 보존돼 있는 점 ▲병원 관계자들이 알 수 없게 은폐한 점 ▲보안부대 파견 사무실 2곳이 병원에 위치한 점 ▲굴뚝으로 냄새를 감췄지만, 주변 민가에서 그을음으로 인한 불편을 겪었다는 증언 등도 굴뚝과 보일러실을 변조해 시신을 소각하기 위한 장소로 활용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13~14일 광주와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계엄군이 가매장된 시신들을 재발굴해 (간첩 색출 목적)지문 채취 뒤 일부를 병원 보일러실로 옮겨 소각하거나 바다에 버렸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들은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정권 찬탈용으로 시국 수습방안을 기획·설계해 광주시민을 무력 진압하고 사살 명령을 내린 정황, 시신 소각 등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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