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열정 - 또 다른 시작
충북의 열정 - 또 다른 시작
  • 안승현 청주한국공예관학예팀장
  • 승인 2019.05.14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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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알 고주알
안승현 청주한국공예관학예팀장
안승현 청주한국공예관학예팀장

 

매일 잠을 청하고 기이한 꿈을 꾸고 온갖 새 소리를 알람 삼아 잠에서 깬다. 또 같은 일상의 시작, 어쩌면 매일 같은 시간을 돌이켜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처럼, 나란 사람을 중심으로 많은 것이 조금씩 변해가는 것을 공감한다. 많은 시간을 들여 공을 들였건만 크게 변한 건 없다.

공예를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 공예라는 특수한 분야에 발을 들여, 이젠 인생의 많은 시간을 오롯이 공예와 함께 하고 있다. 변한 건 크게 없다. 단지 디딘 발걸음의 시간이 많이 지났을 뿐이다. 오늘도 그곳에 발을 딛는다.

그간 시간 속에서 많은 공방을 찾았고 작가를 만났다. 그들과의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에 호흡했다. 젊어서,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생각이 미치면 행동이 따랐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서로 간에도 관계의 손을 맞잡고 있다 생각했다. 그러나 상황은 달랐다. 그래서 다른 시작을 시도한다.

그들의 손을 하나하나 잡고 서로의 손을 맞잡게 해서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같은 일이지만 새로운 일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청주는 공예분야 전문 공립미술관이 전국최초로 건립되었고, 세계최초 최대·규모의 공예비엔날레를 하는, 그래서 지자체이지만 세계 어느 도시와도 비교할 수 없는 명성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시설이나 매개자 규모, 공예에 대한 지원규모는 타 시도와 비교하면 턱없이 저조한 실정이다.

그러나 이제 공예관은 새로운 터를 잡아 새로운 출발을 기약하고 있다. 그 시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새롭지 않다 생각하겠지만 그간 공예분야에서 십 수년간 묵묵히 자신들의 길을 걸어온 분들과의 마주함을 시작으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려 한다. 마주하고 다른 방식이지만 같은 이야기, 공예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보이고자 하는 것이다.

공예는 분명 인간의 삶을 완성해주는 물질로써 뿐만 아니라 본질적으로도 높은 수준의 가치를 갖고 있다. 공예는 단순 오브제가 아닌 삶에 있어 상호관계성을 통해 완성해 나가는 과정, 상대방의 니즈에 의한 태생, 다른 사람에 의해 완성되어지고 지속적으로 완성해 나가는 버려질 수 없는 순환적 구조 속에 있는 것이다.

굳이 공예라는 한정된 예술장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삶의 방식에서 인간이 행복해 질 수 있는 다양성에 대한 인식확대를 공예는 이미 내포하고 있다. 공예의 본질과 가치를 제대로 알고 행한다면 삶에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까?

문화체육관광부는 작년 서울을 중심으로 공예주간을 시작, 올해 2회째를 맞아 지역을 확대해 서울, 부산, 이천, 청주, 공주, 전주, 광주, 나주 등 전국주요도시의 스팟 300개 처에서 동시에 개최, 우리가 공예를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공유한다.

청주도 합류한다. 선정 결과일부터 짧은 준비시간, 턱없이 부족한 인력이지만, 지역에서 공예를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11개의 단체와 협력하여 새로운 방식을 모색한다.

이번 행사는 미리 준비하여 차려진 밥상은 아니다.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지역의 공예에 대한 모든 것을 조사하고 결과를 돌출해 내는, 향후 할 일에 대해 서로 마주하며 논의하는 과정의 기간이다.

그간 서로 하던 것을 내놓고, 하던 방식을 공유하고, 할 일을 서로 이야기하는 자리이다.

이제 이틀 후이면 같이 마주하는 자리가 만들어진다. 그 자리가 더욱 가치 있게 하는데 여러 사람이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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