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운전자 교통 사고
고령 운전자 교통 사고
  • 이재경 기자
  • 승인 2019.05.13 2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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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
이재경 국장(천안)

 

12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경남 양산 통도사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낮 12시50분께 통도사 경내 산문 입구 도로에서 김모씨(75)가 몰던 승용차가 갑자기 도로변에 쉬고 있던 사람들을 덥쳐 1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숨진 50대 여성은 어머니와 함께 절을 찾았다가 함께 사고를 당해 어머니도 중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뉴스를 통해 사고 차량의 운전자가 75세의 고령이었다는 점이 알려지자 인터넷이 뜨겁게 달궈지기 시작했다. 누리꾼들이 연이은 고령 운전자 사고 사례를 지적하며 면허 반납 등 대책의 필요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고령 운전자의 운전 부주의로 인한 교통 사고가 사회적 문제로 부상한 것은 10여년 전 부터다.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로 본격 진입하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기 시작했다.

최근 사고 사례들만 봐도 심각성을 잘 알 수 있다. 지난 3월에는 서울 금천구의 한 도로에서 81세 운전자가 몰던 렉스턴 차량이 신호 대기 중이던 차를 들이받아 연쇄 충돌사고가 발생, 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2월에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호텔 주차장에서 96세 운전자 A씨가 몰던 차가 후진 도중 30대 남성을 치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호텔 주차장에 진입하려다 입구에 있는 기둥을 들이받고 놀란 나머지 후진하면서 길가던 행인을 치어 숨지게 했다. A씨는 음주 운전을 하지않았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지난해엔 고령 운전자 적성 검사를 받아 합격 판정을 받았다.

우리나라 보다 일찌감치 먼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도 역시 우리보다 오래전부터 고령 운전자 사고의 심각성을 깨닫고 있다.

지난달에 일본 도쿄 이케부쿠로에서 발생한 한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는 전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4월 19일 낮 12시께 도심에서 87세의 고령자가 차를 몰고 횡단보도로 돌진, 10명의 사상자를 냈다. 그 중이 2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31세 주부와 세 돌을 갓 지난 딸이었다.

희생자의 남편이자 아빠가 기자회견을 통해 `조금이라도 운전에 불안감이 있는 사람들은 운전대를 잡지 말아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일본 사회가 이 기자회견을 심각하게 지켜보고 고령 운전자의 미숙한 운전에 대한 심각성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일본은 이미 오래전부터 고령 운전자로 인한 교통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면허증 반납 시 대중교통을 할인된 금액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서울시를 시작으로 각 지자체가 운전 면허 반납시 10만원의 교통카드를지급하는 유인책을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초기 반응은 별무 신통이다. 단돈 10만원의 `보상'이 마뜩치않은 것으로 보인다.

천안시의회 김길자 의원이 최근 임시회 5분 발언을 통해 다음과 같이 이 문제를 지적했다. “운전 면허 반납에 따른 이동권 보장을 위해 대중교통 요금 지원 등 경제적 뒷받침이 따라야 한다”.

맞는 말이다. 재정이 문제인데 국가적 심각성으로 보아 지자체에만 떠맡길 일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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