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 회동 공들이는 靑…"黃에 계속 맞춰주긴 어려워"
여야 대표 회동 공들이는 靑…"黃에 계속 맞춰주긴 어려워"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9.05.12 14: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2의 홍준표' 우려…靑, 4당 대표 회동만이라도 추진 검토
황교안 "당별 1대1 회동하면 돼" 다자회담 수용 불가 고수

의제 확대 요구에서 형식도 문제 삼는 등 참석 조건 높여

靑 "하나를 들어 주면 또 다른 하나를 원해" 진정성에 의심

"마냥 미룰 수만은 없어…다른 정당들과의 약속도 지켜야"

주말 사이 靑 정무라인 풀가동…5당대표 회동 성사에 총력



청와대가 여야 5당 대표 회동의 성사를 위해 고심하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단독 영수회담'을 조건으로 내건 자유한국당의 입장을 물리고, 5당 대표 회동이라는 기존 틀을 관철시키기 위해 정무라인을 풀가동 하고 있다.



북한의 무력 시위가 계속되는 등 엄중한 한반도 정세를 풀기 위해서는 여야 대표들의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뜻에서 제안한 여야 5당 대표 회동의 취지에 따라 한시라도 빨리 회동이 성사되기를 바란다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다.



기본적으로는 애초의 취지에 맞게 여야 5당 대표를 모셔야 한다는 것이 청와대의 구상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단독 영수회담'을 내세우고 있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배제한 4당 대표 회동이라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청와대 안팎에서 감지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2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어제까지만 해도 국회와의 협상에 별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 상황에 따라 빠른 시간 안에 해결될 수도 있지만, 차일피일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마냥 미룰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강기정 정무수석을 비롯한 청와대 정무라인은 주말 동안 한국당을 설득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당이 '1대1 단독 영수회담' 방식이 아닌 다자회담의 형태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전날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각 당별로 1대1로 (회동을) 하면 되지 않은가. 그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며 문 대통령과의 단독 회동을 요구한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국당만 별도로 회동하기 어렵다면, 나머지 3당 대표도 따로 만나면 된다는 취지다.



청와대는 큰 틀에서 여야 지도부 회동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시시각각 참석 조건을 바꾸고 있는 황 대표의 진정성에 의문을 갖고 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문제 등으로 의제를 확대한다면 얼마든지 참석하겠다던 황 대표의 요구를 청와대가 수용했지만 다시 형식을 문제 삼는 등 참석 조건을 높이고 있다는 데 문제 인식이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특정 정당과만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게 아니라 다른 당과 함께 문제를 풀어야 한다. 우리가 계속 거기에 맞춰서 (진행)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며 "하나를 들어 주면 또 다른 하나를 원하고, 그것을 수용하면 또 다른 것을 요구할 것이라는 생각을 우리로서는 하게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 대표의 요구에 따라 남북 문제로 의제를 국한하지 않고 민생현안 전반으로 논의의 폭을 넓히기로 했지만 다시 새 조건을 내세운 황 대표의 주장에 끌려갈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황 대표의 영수회담 주장은 결과적으로 여야 지도부 회동을 지연시킬 뿐, 나머지 3당과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맞지 않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외적으로는 대북문제 해결과 대내적으로는 추경을 비롯한 민생법안 처리 등 안팎으로 정국이 엄중한 상황을 풀기 위해서 여야 지도부 회동이 시급한데, 지나치게 형식 논리에 매몰돼 회동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제2의 홍준표 사태' 재현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묻어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이던 2017년 7월27일과 9월27일, 6차 핵실험 등 고도화 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각각 두 차례 여야 5당 대표 회동을 제안했지만 당시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불참으로 결국 4당 대표들과만 회동한 바 있다.



당시 홍 대표는 "들러리 설 수 없다", "비교섭단체와 함께 하는 것은 격이 맞지 않는다"며 불참을 고수했고, 지난해 3월 이뤄진 세 번째 여야 5당 대표 회동 때도 별도의 '단독 회담' 약속을 받는 조건으로 참석했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대표 회동의 성사 가능성에 대해선 "기존 여야 5당 대표 회동의 입장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다른 정당과의 약속을 져버리면서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모든 가능성의 문은 열어 놓고 있다.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