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걱정
엄마 걱정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9.05.08 2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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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기 형 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춧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 간 창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 아이들에게 부모는 세상 전부입니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부재는 그래서 늘 불안하게 만듭니다.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 않는 엄마, 빈방의 어둑한 어둠이 무서워 엎드려 훌쩍거리는 아이. 누구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에게 있었던, 그리고 있게 될 유년의 그늘이기에 한줄 한줄 읽으며 울컥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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