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와 어버이
어린이와 어버이
  •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 승인 2019.05.0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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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의 목요편지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이'자 돌림인 어린이날(5일)과 어버이날(8일)이 쏜살같이 지나갔습니다. 인천 사는 큰아들 내외가 연휴기간 중에 딸 아들을 데리고 와서 하룻밤 묵고 휑하니 돌아간 것처럼.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주들의 재롱과 응석의 흔적들이 집안 곳곳에 묻어 있어 행복합니다.

푸른 오월에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는 건 축복 중의 축복입니다. 하지만 두 날이 사흘 간격으로 있어 제 아들처럼 양육해야 할 어린 자식이 있고 챙겨야 할 부모님이 있는 이들은 몸과 마음이 몹시 바쁠 겁니다. 아이들 선물도 사주어야 하고 추억거리도 만들어주고 싶은데 양가 부모님 찾아뵙고 인사도 드려야 하니 말입니다.

각설하고 오늘은 어린이와 어버이 속으로 들어갑니다. 어린이는 어린애의 높임말입니다. 일반적으로 4, 5세부터 초등학생까지의 아이를 이릅니다. 어린이의 `이'속에는 어리다고 하대하지 말고 어버이처럼 고귀한 인격체로 대하자는 함의가 담겨 있습니다.

어버이 또한 어머니와 아버지를 아울러 이르는 높임말입니다. 헌신과 사랑의 대명사인 어버이를 우러르고 높이는 건 당연지사지요. 그렇듯 어린이와 어버이는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가장 거룩한 이름입니다. 어린이가 있어 인류의 미래가 있고 어버이가 있어 그들이 존재하니 둘 다 존대함은 마땅하고 옳은 일입니다.

하여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국가기념일로 정해 크게 경축하고 있습니다. 북한을 비롯한 대부분의 사회주의 국가는 6월 1일을 어린이날로, 영국은 부활절을 3주 앞둔 3월의 마지막 주 일요일을 마더링 선데이(Mothering Sunday)로, 미국·중국·일본·독일·스위스·터키·케냐 등 80여 나라는 매년 5월 둘째 주 일요일을 어머니날로 날짜와 이름이 조금 다를 뿐 내용은 대동소이합니다.

어린이는 꿈과 희망과 사랑을 먹고 자랍니다. 그러므로 어린이들이 꿈과 희망과 사랑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나라가 좋은 나라이고, 지속발전이 담보된 나라입니다. 그들이 커서 나라의 일꾼이 되고 좋은 어버이가 되기 때문입니다. 어린이 노래(윤석중 작사·윤극영 작곡)처럼.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우리가 자라면 나라의 일꾼/ 손잡고 나가자 서로 정답게/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그렇습니다. 오월뿐 아니라 일 년 365일 모든 날이 어린이들 세상이어야 합니다. 그리되도록 국가와 지자체와 사회공동체가 함께 힘을 모으고 베풀어야 합니다. 세상에 어버이 없는 자식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 어버이로 인해 오늘의 내가 있습니다. 잘나도 못나도 내 어버이이고, 돈이 많아도 돈이 없어도 내 어버이입니다.

`나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를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오/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없어라'

또 있습니다.

`높고 높은 하늘이라 말들 하지만/ 나는 나는 높은 게 또 하나 있지/ 낳으시고 기르시는 어머님 은혜/ 푸른 하늘 그보다도 높은 것 같애'

참 좋은 노래인데, 어릴 때 참 많이 불렀던 노래인데 청승맞아서 그런지, 그런 부모가 없어서 그런지 언제부터인지 듣기 힘든 노래, 박물관에 박재된 노래가 되고 말았습니다. 가난했지만 부모와 조부모에게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마을마다 효도관광 시켜드리려고 애쓰던 시절이 그립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어린이와 어버이는 불변의 가치입니다. 아끼고 사랑하고 보호하고, 응원해야 하는.



/시인·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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