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경험한 K-pop 힘
내가 경험한 K-pop 힘
  • 강석범 청주 산남고 교사
  • 승인 2019.05.08 1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술산책
강석범 청주 산남고 교사
강석범 청주 산남고 교사

 

K-pop (Korean Pop Music)은 대한민국에서 대중적 인기를 얻는 유행 음악을 말합니다. 영미권의 대중음악을 팝(pop)이라고 부르고, 우리나라의 경우 K-pop이라고 씁니다. 특히 해외에서 인기를 얻게 된 이후에 K-pop이라는 명칭은 대한민국 대중가요를 가리키는 이름으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며칠 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K-pop 그룹 `방탄소년단'이 2019 빌보드 뮤직 어워드(2019 Billboard Music Awards, BBMAs)에서 3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과 처음으로 본상 중 하나인 톱 듀오/그룹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하며 2관왕을 달성했습니다.

우리나라 대중 가수가 빌보드에서 1위를, 그것도 몇 곡을 연속으로 순위에 올린다는 것이 실감 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은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나 가능했던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며 놀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해 내고 있습니다.

3년 전쯤 작품전시회 관련으로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의 기억입니다.

큰 규모의 전시회는 아니었지만 미술관련 기자들과 갤러리관계자, 오픈식에 초대받은 많은 손님으로 전시장이 시끌시끌했습니다. 전시장 메인 룸에서는 인터뷰를, 또 다른 곳에서는 작가와의 대화가 진지하게 이뤄지는 오프닝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마침 지역신문 기자(고2 여학생으로 문화예술 정식 기자로 활동하고 있었음)가 제게 관심을 갖고 다가왔습니다. 고2 학생이 정식 기자라니 좀 의아했지만, 기자증을 목에 걸고 전시 스케치 겸 작가인터뷰를 위해 방문했습니다. 인터뷰 노트와 펜을 들고 필자의 작품을 바라보더니 갑자기 나를 향해 “You know X, right?”하며 물었습니다.

`X? 도대체 내게 X를 왜 묻지? 내 작품이 X(보잘것없다)라는 건가?' 내가 어리둥절 하는 동안 그녀는 답답하다는 듯 X에 대해 떠들어 댑니다. 가까이 있던 통역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알파벳 X가 아니고 K-pop 그룹 EXO(엑소)를 알고 있느냐?” 묻는 거라며 웃었습니다.

그녀는 엑소를 전혀 모르고 있던 나를 향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더니, 또다시 JYP, SM, 안테나 등 국내 대표연예기획사 중 한국에서 누가 가장 파워가 있는지 등을 포함해 우리나라 K-pop 그룹에 대한 질문만 해 댔습니다.

내 작품에 관한 관심은 뒤로하고, 연신 스마트폰으로 EXO의 모습을 보여주며 그들의 위대성?에 대해 쉼 없이 떠들던 그녀에게, 나는 무려 2시간 넘게 K-pop에 대한 특강을 들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음날 지역 일간지에 나의 작품사진과 인터뷰모습을 크게 실어준 것은, 아마도 2시간 이상 고분고분 들어준 자신의 열강에 대한 보상이었을 거라 짐작됩니다. 인터뷰 말미에 내가 물었습니다.

“프랑스에서 고등학생인 너희에게 K-pop이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갖지?”

그녀의 답에 소름이 돋습니다.

“우리는 등교해서 K-pop에 대한 이야기로 아침을 시작합니다. 약 7시간의 시차가 나기 때문에 한국에서 1위 한 K-pop은 7시간 뒤, 이곳 프랑스에서 1위 곡이 됩니다. K-pop은 우리에게 하루의 시작이고 삶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