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채 낙폭 커졌다"…저가 '쑥', 고가 '뚝'
"똘똘한 한채 낙폭 커졌다"…저가 '쑥', 고가 '뚝'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9.05.08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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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3억 아파트 '소멸', 주거상향 사다리 넘어졌다"
1~4월 매매거래 5건중 2건 4억이하…대출규제 등 영향

수요 저가·강북으로 이동…저가 공공택지 분양단지로 쏠림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고가-저가 아파트값의 격차가 1년5개월내 최저 수준으로 좁혀졌다.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 기조로 하방압력이 커진 가운데 지난해 급격한 상승세를 나타냈던 고가 아파트, 이른바 '똘똘한 한채'의 낙폭이 큰 것이 배경중 하나다.



다만 기약 없는 수도권 교통망 확충 발표에, 서울 내 정주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3억~4억원대 소형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면서 저가 주택의 가격 반등세가 나타난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8일 KB국민은행에서 매달 발표하는 '5분위 평균 아파트가격과 5분위 배율' 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4월 아파트값 5분위배율은 4.4배로 전월 4.5배에서 0.1배포인트 하락했다. 월간기준 2017년 11월(4.3배) 이후 최저치다.



5분위 배율은 주택가격 상위 20% 평균(5분위 가격)을 주택가격 하위 20% 평균(1분위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해당 지역내 집값 격차를 의미한다. 배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서울내 고가-저가 주택간 격차가 줄었다는 뜻이다.



서울 아파트값 격차가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고가 아파트일수록 내림폭이 컸기 때문이다.



5분위 아파트값 평균은 4월 15억7205만원으로, 지난 1월(16억2528만원)으로 3.3% 하락했다. 같은기간 4분위(-1.0%), 3분위(-0.7%), 2분위(-0.6%)보다 낙폭이 상대적으로 큰편이다.



다만 저가 주택 소진 추세에서 1분위 주택가격이 오른 것도 배제할 수 없다. 1분위 아파트값 평균은 4월 3억5377억원으로 지난 1월(3억5142억원) 대비 오히려 0.7% 상승했다.



정부의 정책 타깃이 된 고가아파트값은 하락폭이 큰 반면 저가아파트는 3~4억원대 소형아파트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이 소진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 1~4월 4개월간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를 보면 이날 기준 6052건중 38.5%(2331건)이 4억원 이하다.



이는 정부의 대출 규제와 세제 강화 등 주택시장 안정화 기조로 나타난 가수요 억제 등 긍정적인 정책 성과로 해석된다.



다만 이면에 그동안 계층 상향을 통로 역할을 해오던 저가주택을 활용한 주거 상향 사다리가 무너지게 됐다는 지적도 만만찮게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정부의 대출 규제와 세제 강화로 인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저가주택, 강북지역 등으로 주택 수요가 이동중"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저가 주택이 고가 주택과의 갭 메우기를 시도하고, 서울 집값은 갈수록 상향 평준화되면서 주택 구입의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싼집을 구매해서 점차 주거 환경을 높여가는 '주거 상향 사다리'도 이제 기대가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제 서울권 주택 구입은 낮은 분양가의 공공택지 분양단지로 수요 쏠림이 지속될 전망이다.



박 위원은 "수요자들이 집값이 계속 오를지 확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안전자산 구매행위로서 '낮은 분양가 아파트' 선호 현상이 심하다"면서 "수도권 3기 신도시 발표로 청약시장의 공공택지 쏠림현상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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