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소중했던 것들
한때 소중했던 것들
  • 오승교 진천교육도서관 사서
  • 승인 2019.05.06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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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오승교 진천교육도서관 사서
오승교 진천교육도서관 사서

 

5월은 가정의 달, 특히 어버이날이 있다. 날씨도 요즘 말로 갬성돋는 좋은 날이다. 책 한 권 들고 훌쩍 떠나고 싶다. 도서 `한때 소중했던 것들'(이기주 저·달 출판사)은 여행, 갬성, 효도를 충족시키는 책이다.

저자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를 잃고 홀어머니 아래서 성장했다. 사춘기 시절 잠시 방황했지만 어머니의 무한한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방황하던 시기를 잘 추슬렀다.

작가는 이제 성년이 되어 사회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세월의 흐름을 이기지 못하는 어머니를 보자니 안타깝고 부모와 자식의 역할이 교체되는 변곡점을 맞이했다고 한다.

“돌봄을 받기만 하던 자식이 부모를 돌봐야 하고, 자식을 보살피던 부모가 어느새 자식의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순간 우리는 과거의 삶을 계승하면서 동시에 그것과 결별한다. 어쩌면 바로 이 순간이 부모와 자식이 모두 태어나는지도 모른다. 이제껏 한 번도 겪은 적 없는 두 번째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기 위하여 그렇게 우리는 자연스럽게 서로의 역할을 건네받고 건네주는 시기인 것 같다.”라는 작가의 말에 숨을 잠시 고른다.

과연 우리는 두 번째 인생을 잘 준비하고 있는지, 또는 두 번째 인생을 잘살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두 번째 인생을 잘 건네받는 것이 자식의 역할인 것이다.

“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쩌면 그 꽃이 영원히 피어 있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라는 책의 첫 문장은 한때 소중했던 것들은 왜 한때인지 그 한때가 영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제목의 의미를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부모라는 존재가 항상 꽃이 핀 것처럼 우리 곁에 있는 것은 아니다. 언젠가는 꽃이 지듯이 부모를 떠나보내야 하는 때가 있다. 꽃이 지었다고 사라진 것이 아닌 것처럼 떠나보냈다고 존재가 없어지지 않는 것이다. 한때 소중했던 것들이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소중함은 더 깊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전개는 추스르다-건네주다-떠나보내다로 구성되어 있다. 부모가 자식을 추슬러주고 역할을 잘 건네주고 마지막에 자식은 부모를 떠나보내는 것을 표현해 준다.

우리는 보통 사람들에게 힘이 없어 보이면 기운 내라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사람의 생활을 좌우하는 것도 기분이다.'라는 작가의 말에 무언가 새로운 세상을 본 듯했다. 그렇다. 형식적인 인사말로 기운 내라는 말을 자주 하지만, 그 말에 활력이 생기지 않는다. 내 기분에 따라 내 삶의 활력이 달라질 뿐이었다. 기운이 생기려면 기분 좋은 일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5월은 부모의 기운을 북돋아줄 수 있는 기분 좋은 일들을 하나씩 실천해보자. 부모에게 그 어떤 건강식보다 훌륭한 음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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