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의 마음가짐으로
처음의 마음가짐으로
  • 김주성 청주시 흥덕구 건설과 주무관
  • 승인 2019.05.0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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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김주성 청주시 흥덕구 건설과 주무관
김주성 청주시 흥덕구 건설과 주무관

 

지난해 4월 26일 발령을 받고 임용장을 받은 날, 따스한 햇볕과 부푼 가슴을 한껏 느끼며 발걸음을 재촉했던 그날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첫 사회생활의 시작이라 모든 게 막연하고 걱정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나도 이제 공직자가 됐구나!'하는 생각에 벅찼던 그날들이 엊그제 같다. 무더위로 혹독했던 여름과 밤사이 눈이라도 올까 마음 졸였던 겨울을 보내고 꽃망울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지금, 내가 근무를 시작한 지도 어느새 1년이 됐다.

몇몇 사업과 시설물 유지관리 업무를 맡게 됐고, 챙겨야 할 것들도 그만큼 많이 생겼다. 이제는 내 이름이 찍혀나가는 문서나 공문을 보내고 작성하는 것도, 민원인과 통화를 하면서 필요한 자료들을 조회하는 것도 꽤 익숙해졌다. 처음 전화가 울렸을 때, 쩔쩔매며 땀을 뻘뻘 흘리던 것을 생각하면 감개무량하다.

건설과에 근무를 해보니 사업, 인허가, 민원처리 등 업무들이 다양하고 복잡해 하나하나가 만만치 않다. 무슨 일이든 쉬운 일은 없겠지만 담당자에게 요구되는 지식의 깊이도 상당하고, 별것 아닌 것 같은 차이도 크게 다른 결과를 불러올 수 있어서 늘 꼼꼼하고 신중해야 한다. 분명 관련 학과를 졸업했고 수험생활을 할 때도 열심히 공부했지만 들어와서 겪어보니 현장을 많이 보고 더 많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업이나 인허가, 민원처리 등의 업무들을 하다 보면 계속 이슈가 되고 있는 `청렴'이란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필기시험 합격 후 치렀던 면접시험에서도 질문이 청렴과 관계된 것들이었다.

첫 발령이 나고 업무를 하다 부당한 것을 요구받는 모습을 가끔 본 적이 있다. 새내기 공무원으로서 놀라는 경우도 많았지만 선배 공무원들이 민원인에게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공정성에 어긋난다며 불가능한 이유를 설명하는 것을 보면서 배우는 게 많다. `몰라서'혹은 `예전에는 가능했으니까'라는 생각으로 왔던 민원인들도 차분한 설명에 납득하고 돌아가곤 하는 모습을 보면서 청탁금지법이라는 법적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뒤 공무원의 마음가짐과 시민의 인식도 점차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업무가 처리된 후 양손 가득 음료수를 들고 온 민원인들에게 이런저런 사정을 설명하면서 돌려보낼 때, 거절을 당했다는 불쾌감이 아닌 공직사회에 대한 신뢰감을 느끼며 뒤돌아나가는 시민이 많아진 것이 그 예일 것이다.

좁은 지역사회에서 혈연·지연·학연을 이용한 무리한 부탁이 들어오면 참 난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쩌면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항상 주의하고 다짐하면서, 지금처럼 초임 공무원의 마음가짐을 유지하고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청렴한 공직문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한참 남은 공직생활 중 스스로 언제든 `부정·청탁의 유혹'에 놓일 수 있음을 인지하고 법과 원칙을 지켜나가는 소신을 가지고, 옳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용기를 가져야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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