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2분기 경기 나아질 것"…금리인하론 일축
이주열 "2분기 경기 나아질 것"…금리인하론 일축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9.05.0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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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지표 지금과는 분위기 달라질 것"
"일각 1.8% 성장 전망, 최악의 시나리오"

"금리인하 검토할 때 아냐, 시장 앞서가"

"구조조정 등 체질개선 노력 기대 못미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일 국내 경기 상황에 대해 "2분기부터는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2분기 지표는 지금과는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3%를 기록하는 등 고꾸라졌던 경제 지표가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총재는 피지 난디에서 열리는 '한·중·일',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참석을 앞두고 이날 오전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정부의 재정 지출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수출과 투자가 부진했지만 차츰 완화되면서 성장률도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지난 4월 전망한 바 있다"면서 "지금도 같은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와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등 기업과 민간의 심리지표가 개선세를 나타낸 것과 관련해 "지표와 심리가 엇갈린 방향을 가고 있지만 내막이 어떻든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경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민간 연구기관들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낮춘 가운데 일부 기관이 1.8%까지 떨어트린 것에 대해 "그야말로 최악의 시나리오로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하면서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너무 의식한 것"이라고 봤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금리인하 가능성에도 재차 선을 그었다. 각종 경제지표 부진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고조되고 있지만 올 하반기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이 총재는 "글로벌 요건이 점차 개선되면서 앞으로 성장세가 회복되고, 물가 상승률도 1%대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한다"며 "그런 전망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할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에서 금리가 역전되는 것을 보면 앞서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진 경기 흐름에 큰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일제히 반등한 것을 두고 "2월 지표가 설 연휴 등으로 부진했던 데에 따른 기저효과가 어느정도 작용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조심스럽다"며 "이후에 발표되는 지표를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올해 편성한 예산과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과 관련해선 "정부 예산이 지난해보다 확장적으로 편성됐고 여기에 추경이 더해진다면 성장률을 높이는 데에 다소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국회 일정으로 (추경안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인데 정부 예산 지출 계획이 예정대로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게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원·달러 환율이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며 연고점을 경신한 것에 대해서는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68.2원에 마감하며 2년3개월 만에 종가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총재는 "CDS프리미엄 등 외환 건전성 지표는 상당히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국내 펀더멘털에 대한 해외 우려는 감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경기 둔화 우려가 있기 때문에 국내 경제가 움직이는 상황을 좀 더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환율이 오르면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출을 높이는 쪽으로 작용하는게 이론이긴 한데 계량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국제 시장에서 가격 경쟁보다는 수출 제품의 품질 경쟁이 치열해져 환율 상승의 수출 제고 효과가 예전만큼 못하다"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냈다. 반도체 의존도가 높아지고 주력 산업의 역동성이 떨어지게 된 요인 중 하나로 구조조정 등 체질개선 노력이 미약한 점을 꼽았다.



중장기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정부가 기업 투자 촉진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재정 계획에 대해서도 "중장기적으로 생산성을 제고하고 구조 개혁을 뒷받침해 궁극적으로는 잠재 성장률을 높이는 데에 역점을 두고 재정을 운용하는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한은 통합별관 공사 지연 문제와 관련해선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른 조달청의 조치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해야 할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감사원은 한은 별관 건축공사 입찰 과정에서 예정 가격 초과 입찰 논란을 빚은 조달청에 대해 관련자 중징계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이 총재는 올해 한은이 생산성 제고와 관련한 연구에 집중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2017년 인구 고령화, 2018년 노동시장 고용구조 등에 대해 연구했고 올해는 마지막으로 생산성 향상에 관한 연구에 나설 것"이라며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유일한 과제는 결국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에 올해 가장 큰 연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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