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9.04.30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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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김금란 부국장
김금란 부국장

 

사람마다 보는 관점은 다르다.

그럼에도 우리는 간혹 내가 보는 시선에는 명분이 있고 남이 보는 시선에는 문제가 있다고 인식한다.

남이 학교를 자주 찾는 것은 치맛바람이지만 내가 방문하는 것은 교육에 관심이 많다고 생각한다.

내 아이가 대회에서 상을 타면 뛰어난 실력이 있다고 자랑하면서 남의 자식이 상을 타면 상을 남발한다고 말한다.

결국 같은 사안을 두고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된다.

충북도교육청이 올해 교육전문직 공개전형을 통해 전문분야에서 교육연구관 1명과 6개 분야에서 장학사·교육연구사 10명을 전국모집단위로 선발한다고 발표했다. 도교육청이 교육전문직을 전국 모집단위로 선발하는 것은 시험 시행이래 처음이다.

전체 모집 인원 60명 중 18.33%인 11명을 타 시·도 교원으로 선발하는 이유로 도교육청은 교육부의 권한 위임에 따른 지방교육자치 강화와 조직개편으로 인한 교육전문직원의 수요 증가로 전국의 유능한 인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도교육청이 교육전문직을 전국 단위로 선발하겠다고 공지하자 지인인 모 교사가 이런 질문을 한다. 충북에는 유능한 인재가 없냐고. 유능한 인재가 있어도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냐고. 충북에는 1만4000여명의 교원이 있다. 그런데 능력있는 인재가 정말 없을까?

교육전문직은 그 지역에 맞는 교육적 특성과 상황을 파악해 교육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교육전문직이 지방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교원은 타 시·도까지 문호를 개방해 유능한 사람을 초빙하겠다는 도교육청이 충북도와 갈등을 빚는 명문고 육성정책에서는 충북형 지역인재를 고집하고 있다.

명문고 육성을 두고 충북도는 자사고 유치를 통해 타 시도의 우수 인재를 영입하겠다고 주장한 것과 달리 도교육청은 도내 모든 아이를 창의융합인재로, 모든 학교를 명품학교로'라는 비전을 토대로 충북지역에 맞는 미래학교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병우 교육감 역시 자신의 SNS에 “가장 바람직한 미래 학교는 타 시도에 없는 여건을 활용해서 검증을 받고 추진해야 한다”이라고 피력한 바 있다.

도교육청이 학생은 충북 지역에 맞는 인재 육성을 원하면서 교원은 유능한 인재 영입을 앞세워 타시도 교원으로 선발하겠다고 한다.

최근 도종환 의원은 지역 인재 채용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로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 인재육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을 동료 의원 9명과 대표 발의했다.

도 의원은 “공공기관의 신규 채용 인원 중 지역인재의 채용 비율을 100분의 40 이상으로 의무화하는 규정을 개정에 담아 실질적인 지역인재 채용을 이끌고자 한다”고 개정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현행 법령은 공공기관과 상시 근로자 수가 300명 이상인 기업에게 신규 채용인원의 일정비율 이상을 지역인재로 채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권고사항에 그쳐 개별 공공 기관의 지역인재 채용실적은 10% 내외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도 의원은 이와 함께 지방대학의 의과대학, 한의과 대학, 치과대학, 법학전문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은 입학자 중 모집정원 20%를 지역 고교 및 지방대학 학부 출신으로 선발하도록 요구했다. 이 또한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해서다.

국회의원도 나서서 지역 인재를 육성하겠다며 법률안 개정을 요구하고 나선 마당에 도교육청이 나서서 지방직인 교육전문직을 전국 모집단위로 뽑을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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