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로 해외 유학 캠프 성황
미세먼지로 해외 유학 캠프 성황
  • 이재경 기자
  • 승인 2019.04.29 2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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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
이재경 국장(천안)

 

“미세먼지 없는 안전한 나라에서 자녀들의 해외 영어 캠프를!”

요즘 국내 유학 전문 학원들의 광고 홍보 문구다. 얼마 전 서울 강남의 한 유명 학원은 뉴질랜드에서 한 달 간 진행되는 해외 유학 상품의 판매를 시작했다. 초중고생 대상인 이 프로그램의 참가 비용은 500여 만원.

2인1실 홈스테이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 상품의 인기는 예상외로 높다. 학원 측은 현지 공립학교에서 현지 학생들과 함께 수업이 진행되는데다 안전한 홈스테이 방식이라며 홍보에 적극적이다.

또 다른 한 유학 전문 학원은 29~30일 이틀간 뉴질랜드 영어 캠프 설명회를 열었다. 역시 비슷한 상품인데 현지 공립학교 정규반 수업 참가와 문화 체험 관광 등을 내세워 참가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가격은 4주간 499만원. 역시 방학 한 달간 진행된다.

필리핀에서 여름 방학을 보내는 유학 상품도 선을 보였다. A유학원은 필리핀 세부에서 고급 주상복합 콘도에서 숙식을 하며 진행되는 4주간의 주니어 영어캠프를 판매하고 있다. 초1~고2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이 상품은 집중 몰입형 영어 학습을 홍보하며 모객을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값이 싸다는 게 장점. 4주간 300만의 비용이 들어간다.

다른 유학원들도 앞다퉈 여름방학 기간 특수를 노린 해외 연수 상품을 내놓고 있다. 대부분 호주, 뉴질랜드, 필리핀 등 청정지역에서 한 달 간 체류하면서 방학을 `보내는' 프로그램이다.

무엇보다 미세먼지에서 자녀를 해방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학부모들의 반응이 좋다. 학부모 B씨는 “가격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는 한국에서 방학을 보내느니 이참에 맑은 공기를 마시며 영어 실력이나 더 쌓으라는 심정으로 연수를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 유학원 관계자는 “많은 학부모가 영어 실력 향상은 덤이고 `미세먼지 탈출'이 우선이라는 인식에 자녀를 캠프에 보내려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반면 중국 유학 상품은 인기가 급속도로 시들해졌다. 한 중국 유학 전문 학원은 올해 여름방학 기간 중 중국 현지 영어 캠프를 열지 않기로 했다. 이 학원은 지난해까지 매년 방학 때마다 중국에서 영어 캠프를 운영했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참가자 수가 급감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지자 올해는 아예 중국 현지 캠프를 폐쇄했다. 학원 관계자는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올해는 지난해부터는 아예 참가 문의 전화조차 오지 않고 있다”며 “하는 수 없이 중국 유학 시장을 포기하고 다른 나라 상품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이끌어 갈 국가기후환경회의가 29일 출범했다. 이 날 반 전 총장은 “내 남은 인생을 기꺼이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헌신하겠다”면서 `비장한' 출사표를 던졌다. 이런 말도 했다. “마음 놓고 숨 쉬지 못하는 이 나라에 살기 어렵다며 진지하게 이민을 고민 중이라는 국민을 만날 때 마음이 아팠다.”.

21세기 대한민국의 재앙으로 다가온 미세먼지 문제. 반 전 총장의 헌신과 정부의 노력이 반드시 좋은 결과로 매조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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