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연구진, 1918년 5000만명 사망 '스페인 독감' 원인 규명
韓연구진, 1918년 5000만명 사망 '스페인 독감' 원인 규명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9.04.2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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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바이러스 'PB1-F2' 단백질에 돌연변이, 병독성 ↑
국내 연구진이 1918년 발생해 5000만명 이상의 사상자를 기록한 인류 역사상 치명적인 감염병인 '스페인 독감'의 원인 규명에 성공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성백린 연세대 교수, 김균환·박은숙 건국대 교수, 김광표 경희대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에서 독성을 일으키는 핵심 인자와 원리를 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엠보 저널(EMBO Journal)' 4월12일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의 'PB1-F2'라는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항바이러스 역할을 하는 인터페론 베타를 강력하게 저해해 바이러스의 병독성을 증가시키는 것을 밝혀냈다.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와 같이 PB1-F2 단백질의 특정 위치의 아미노산에 돌연변이가 있을 때만 이 특성이 나타나며, 돌연변이가 없는 병독성이 약한 일반적인 인플루엔자는 이같은 성질을 나타내지 않았다.



돌연변이 PB1-F2은 인터페론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필수 단백질인 ‘DDX3'를 분해해 인터페론 베타의 유도를 강력히 저해한다. 이는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 및 사망으로 이어진다.



김균환 교수는 "스페인 독감의 새로운 병인 기전을 규명한 것으로 향후 새로운 형태의 고 위험성 인플루엔자 감염의 치료제 개발에 응용될 수 있다"며 "특정 위치의 돌연변이 규명을 통해 스페인 독감과 같은 고위험군 바이러스를 조기에 검출하고 예측할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성백린 교수는 "스페인 독감은 인류가 경험한 감염성 질환 중 최고의 사망률을 기록한 사건으로 100년이 지난 시점에서 높은 병원성에 대한 해석이 가능하게 됐다"며 "최근 스페인 독감과 유사한 유전적 변이와 중증 감염이 나타나고 있어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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