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비리 없는 세상
공무원 비리 없는 세상
  • 임성재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4.25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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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논단
임성재 칼럼니스트
임성재 칼럼니스트

 

한범덕 청주시장이 화났다. 지난 22일에 열린 주간업무보고회의에서 앞으로 일어나는 청주시청 공무원비리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며 엄중히 경고했다. 최근에 불거진 청주시 팀장급 공무원이 업무와 관련된 업체관계자와 해외로 골프여행을 다녀온 일이 언론에 밝혀진 이후다.

경찰은 돈을 주고받은 혐의를 밝혀내지 못해 불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지만 업무와 관련한 업자와 해외골프 여행을 다녀왔다는 것은 아무리 변명을 해도 그 업체를 봐주기 위한 또는 뒤를 봐준 답례로 의심받기에 충분하다. 항공권이나 여행경비 등 공개될 수 있는 부분은 각각의 개인명으로 납부하여 개인들이 경비를 낸 것으로 위장한다 하더라도 그런 여행에서는 얼마든지 은밀하게 금품을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한심한 것은 공무원비리를 적발하고 행동강령이나 윤리강령 등을 지키도록 계도해야할 감사관실의 팀장이 그 여행에 동행했다는 것이다.

청주시청 공무원들의 비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상습음주운전, 성희롱과 몰래카메라 촬영, 뇌물수수, 향응접대 등 2017년부터 각종 비리와 연루되어 징계를 받은 공무원이 35명에 이른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조사하여 발표하는 공직기관 청렴도조사에서도 수년째 5등급 중 4등급을 받으며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이런 결과는 그동안 공직비리에 대해 봐주기 식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해온 관행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런 와중에 충북도청에서도 공무원비리가 터졌다. 충북도의 5급 공무원이 충북도 산하기관의 기간제 직원이었던 자기 부인의 급여와 실업급여를 더 타내도록 서류를 조작하여 해임처분을 받은 사건이다. 그 공무원은 또 친한 직원들의 초과근무시간을 조작하여 초과근무수당을 더 타도록 했다니 이것은 개인적인 일탈이라기보다는 조직적으로 만연한 문제라고 보아야할 듯하다. 이런 것을 볼 때 충북도가 청주시 보다는 청렴도가 높게 나왔다고 해서 결코 자족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충북도에는 산하기관이 많고, 그 기관에서 채용하는 직원은 청주시보다 훨씬 많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서 보듯이 산하기관에 대한 관리는 거의 사각지대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충북도도 이 기회에 산하기관의 연고채용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시행하여 채용의 공정성에 문제는 없는지를 살피고, 산하기관의 업무감사를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감사기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공무원 조직은 국가발전에 크게 기여해왔다. 박봉과 힘든 근무환경에도 불구하고 헌신적인 노력과 봉사정신으로 국민의 찬사를 받은 적인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러나 개발독재시대와 산업화시대를 거치면서 빛과 그림자처럼 국민위에 군림하는 권위적 태도와 인허가권한의 집행자로서의 권위를 이용해 비위로 얼룩진 짙은 그늘을 드리우기도 했다.

이제 시대는 바뀌었고, 공무원의 위상과 역할도 많이 바뀐 것 같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주간업무보고회의에서 시정의 목표는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의 존재이유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에 있듯이 시의 존재이유도 그렇다는 것이다. 이 말은 모든 행정의 권한이 시민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말이다.

하지만 공무원이 자신의 업무를 자신의 이익을 위해 활용하고, 업무와 관련된 업자와 해외골프여행을 떠나는 이런 풍토에서는 시민을 위해 행정이 존재한다는 말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이번 충북도와 청주시 공무원 비리를 계기로 자치단체들은 감사기능을 강화해서 다시는 공무원 비리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주민들이 마음 놓고 편하게 살 수 있는 청정한 고장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미세먼지 없는 자연환경과 비리 없는 청렴한 행정서비스를 받는, 시민이 주인으로 대접받는 그런 고장에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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