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1위 오명을 벗자
결핵 1위 오명을 벗자
  • 반순환 상당보건소 보건정책과 기획팀장
  • 승인 2019.04.24 2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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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반순환 상당보건소 보건정책과 기획팀장
반순환 상당보건소 보건정책과 기획팀장

 

우리나라가 OECD 가입 국가 중 23년째 결핵 발생률 1위란다. 결핵환자 발생 현황을 보니 2011년에 3만9557명에서 매년 감소해 2017년에는 2만8161명으로 줄었다. 사망현황도 2009년 2292명에서 2016년에는 2186명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못 먹어서 걸리는 옛날 병, 후진국 병'이라고 생각하는 결핵을 우리는 왜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나라는 1960년부터 2000년까지 보건소 중심 국가결핵 관리사업으로 결핵 환자 수를 계속 감소시켰으나 1989년 국민건강보험제도 시행 후 결핵환자의 주 진료기관이 민간 의료기관으로 전환되면서 결핵 환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 깜짝 놀란 정부는 `결핵 없는 사회, 건강한 국가'라는 비전으로 `결핵안심국가 실행계획'을 발표, 민간-공공협력체계를 구축해 결핵환자 관리를 강화했다. 보건소에서는 결핵 발병 고위험군과 취약계층, 결핵환자의 밀접 접촉자, 결핵검진 희망 내소자에 대한 검진을 하고 지역 병원에서는 진단 신고된 결핵환자를 퇴록 시까지 관리해 결핵 전파를 조기에 차단하고 있다. 또한 영유아 BCG 예방접종, 환자 가족과 고위험군·집단시설 종사자에 대한 잠복결핵감염 검진, 입원 명령, 결핵 환자와 가족에 대한 치료지원 사업 등을 실시하고 있다.

결핵은 활동성 결핵환자의 기침과 재채기 등을 통해 공기 중으로 배출된 결핵균을 사람들이 호흡함으로써 감염된다. 흡입한 모든 사람이 발병하는 것은 아니며 면역력이 정상인 사람은 발병하지 않는다.

결핵의 약 85%는 폐에서 발병하는 폐결핵이다. 주 증상은 기침, 객담(또는 혈담), 발열(미열, 오한), 무력감(피곤함), 체중 감소 등이다. 특히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되고 열이 나며 밤에 더 심해질 경우 결핵을 의심할 수 있다. 처음엔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감기로 생각하다가 증상이 심해지면 검사해 결핵환자로 판명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결핵환자 확진을 받기 전까지 주변 사람들에게 전염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조기 발견과 치료뿐이다. 조기에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하며 2주 정도만 항결핵제를 복용하면 전염성이 사라진다. 결핵 치료는 일정한 시간에 정확한 용량의 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최소 6개월 이상 약을 복용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모든 질병은 예방이 우선이고 관심이 첫걸음이다. 우리나라는 국가 필수예방접종으로 지정해 생후 4주 이내에 접종을 지원하고 있다. 결핵균에 감염되기 전 BCG 접종을 하게 되면 발병률이 1/5로 줄어들고 효과는 10년 이상 지속돼 현실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결핵 예방법이다. 그리고 평소에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가리고 호흡기 질환 증상이 있을 땐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무엇보다 2주 이상 기침할 경우 가까운 의료기관이나 보건소를 방문해 결핵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투베르쿨린 피부반응 검사(TST)와 인터페론감마분비 검사(IGRA) 등을 통해 잠복결핵검사를 실시한 후 잠복결핵 진단이 내려지면 활동성 결핵이 될 가능성과 전파의 위험성이 커져 적극적인 치료를 권하고 있으며 의료기관 종사자나 산후조리원 종사자, 교직원, 군인 등은 반드시 치료하도록 하고 있다.

석기시대 화석에서 흔적이 발견된 결핵. 아직도 우리 주위에 있으면서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질긴 생명력이다. 조금 더 관심을 갖고 결핵 예방에 박차를 가하자. OECD 가입 국가 중 23년째 1위라는 오명을 벗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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