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産 꽃 밀물 … 충북 화훼농가 시름
콜롬비아産 꽃 밀물 … 충북 화훼농가 시름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9.04.22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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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카네이션 352톤·장미 278톤 수입 `매년 급증'
FTA 발효 후 단계적 무관세 전환 탓 … 중국산도 범람
농민들 “국회 계류 중인 화훼산업진흥법 조속 통과를”
첨부용. /사진=뉴시스
첨부용. /사진=뉴시스

 

수입산 카네이션과 장미가 국내 화훼 시장을 잠식하면서 5월 성수기를 앞두고 있는 충북지역 화훼 재배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2일 화훼업계와 농식품수출정보의 수입 현황 자료 등에 따르면 지난 1~3월까지 카네이션 수입량은 148톤에 달했다. 이는 같은달 기준 2016년 36.3톤, 2017년 83톤, 2018년 115.4톤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외국산 카네이션 수입량이 늘어나면서 국내산의 판매량은 크게 줄었다.

2015년 국내산 카네이션 판매량은 4100만본 가량이었지만 2017년에는 절반 가까이 줄어든 2600만본에 그쳤다. 특히 FTA가 발효된 지난 2016년 이후 콜롬비아산 카네이션 수입이 크게 증가했다.

2015년 36.6톤이었던 수입량이 2016년 93.1톤, 2017년 216.9톤, 2018년 351.9톤으로 급증했다.

반면 이 기간 중국산 카네이션 수입량은 281.3톤, 259.1톤, 242.4톤, 356.2톤 등 큰 변동이 없었다.

5월의 대표적인 꽃 중 하나인 장미도 수입이 늘어나고 있다.

2017년 144.3톤이었던 수입량이 지난해에는 278.4톤으로 급증했다.

전체 수입산 중 콜롬비아산이 25.3톤에서 40.3톤으로 크게 증가했다.

충북에서는 화훼 재배 283농가(2017년 기준) 중 31농가가 카네이션과 장미를 재배하고 있다.

장미 재배 농가가 많아 관세가 철폐되는 오는 2021년 7월 이후에는 농가에 상당한 타격이 우려된다.

이처럼 콜롬비아산 화훼 수입이 급증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6년 7월 한·콜롬비아 FTA가 발효된 뒤부터다. FTA 이전까진 콜롬비아에서 수입되는 화훼에 25%의 관세가 매겨졌지만 이후 카네이션은 3년, 장미와 국화는 5년, 기타 절화류는 7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무관세로 전환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관세 빗장이 풀리면 화훼 수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농민들의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수입산에 시장이 서서히 잠식 당하는 상황에서 모종비, 인건비, 난방비는 오르고 있어 재배 포기를 고민하는 농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화훼 재배 농민들은 “늘어나는 수입 물량에 대한 대책이 없으면 화훼농가는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가 없을 것”이라며 “국회에 계류 중인 화훼산업진흥법이 조속히 통과되고 절화 의무자조금 조성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모기자
lhm043@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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