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日위안부 합의문서 공개 안된다"…1심 뒤집어
법원 "日위안부 합의문서 공개 안된다"…1심 뒤집어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9.04.1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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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교섭 문서 비공개 정당"
2015년 한·일 외교부장관 회담

"외교관계 긴장 초래 우려 있어"

송기호 "상고해서 대법원 판단"



지난 2015년 한국과 일본이 합의한 위안부 교섭 문서를 비공개한 것은 정당하다는 항소심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3부(부장판사 문용선)는 18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송기호 변호사가 외교부를 상대로 낸 정보 비공개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1심과 달리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사안이 정보공개법에서 정한 비공개 대상이라고 봤다. 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라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 정보에는 협의과정에서 한·일 양국 사이에 제기된 구체적 주장 및 대응 내용, 양국의 입장 차이 등 한·일 양국의 외교적 비밀에 관한 사항이 포함돼 있고, 외교관계에 관한 사항은 특히 전문적 판단을 요한다"며 "정보공개 여부에 관한 외교부 판단을 최대한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 사건 정보가 공개된다면 일본 측의 입장에 관한 내용이 일본 측의 동의 없이 외부에 노출됨으로써 지금까지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에 쌓아온 외교적 신뢰관계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뿐만 아니라 양국 간 이해관계의 충돌이나 외교관계의 긴장이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일본과 국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고 장래에도 그와 같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필요성이 있는 바 이 사건 정보를 공개한다면 향후 일본과의 협상에서 우리 정부의 신뢰성에 커다란 흠결을 가져와 외교 교섭력의 약화로 이어지고 일본이 협상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12·28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합의에서 '군의 관여'라는 표현이 다소 추상적이고 모호하기는 하지만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한·일 양국 사이에 민감한 사안이어서 나름대로 심사숙고와 조율을 거쳐 채택된 표현으로 보이므로 그 의미는 표현된 대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고, 이 사건 정보가 '군의 관여'의 해석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송 변호사는 선고 직후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군과 관에 의한 강제연행이라는 역사적 진실에 기초해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는 소송이었다"며 "사죄든 배상이든 정당한 해결 방법을 (찾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같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였던 2014년 4월16일부터 2015년 12월27일까지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일본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은 수차례 외교장관회담을 가졌다.



이후 정부는 2015년 12월28일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군이 관여한 사실을 인정하고, 아베 일본 총리가 사죄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합의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회담 내용 중 '군의 관여', '성노예' 등의 단어가 담긴 부분은 비공개됐다.



그러자 송 변호사는 "공동 발표 이후 청와대가 발표한 자료에는 '1965년 한일 청구권·경제 협력 협정으로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해결됐다'는 아베 총리의 발언 자체가 포함돼 있지 않았다"며 "공동 발표의 의미를 확인하기 위해 정부는 합의 문서를 공개하라"고 정보공개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의 공개 대상은 한일 공동 발표 교섭 문서 중 ▲'군의 관여' 용어 선택의 의미 ▲강제 연행의 존부 및 사실 인정 문제 ▲'성노예', '일본군 위안부' 등 용어 문제 및 사용에 대해 협의한 내용 등이다.



1심은 "외교 분야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정보의 비공개로 보호되는 국가의 이익은 국민의 알권리보다 크지 않다고 할 것"이라며 "12·28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합의 과정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는지를 알아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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