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토종 건설업체의 몰락
충북 토종 건설업체의 몰락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9.04.17 2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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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년 지역건설사 공공택지 아파트 건설 16% 그쳐
2016년 이후 분양·공사중 ㈜대원·㈜원건설 단 두곳 뿐
150곳 충북도회 등록 … 60%는 연회비 150만원도 못내
IMF·주택시장 포화·타지역 중견社 진출 등 원인 분석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최근 충북지역 주택건설시장에서 지역 업체가 사라졌다.

1990년대부터 2000년 초반까지 아파트 건설시장의 호황에 힘입어 번창했던 지역 주택건설업체들이 IMF 이후 줄도산했거나 아파트 사업에서 손을 떼면서 자취를 감췄다.

IMF와 금융위기의 파고를 넘어 현재까지 자체 브랜드로 아파트 공사를 하고 있는 지역 중견주택건설업체는 겨우 2곳가량만 남았을 정도로 업체 수가 쪼그라들었다.

충북주택건설업체들의 호황기는 다시 찾아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자조 섞인 한탄이 업계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17일 충북도와 대한주택건설협회 충북도회 등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충북도내 공공택지 내에 준공했거나 공사 중인 아파트는 41개 단지 2만6323세대로 이중 도내 기반을 둔 지역업체가 건설한 세대수는 4290세대로 16.2%에 그쳤다.

청주 강서지구 이후 공공택지 공급이 한동안 뜸하긴 했지만 2016년 이후 공공택지에 아파트를 지어 분양했거나 공사 중인 지역 업체는 ㈜대원과 ㈜원건설 두 곳뿐이다.

1990년대부터 2000년 초반까지 아파트 건설시장의 호황은 지역 주택건설업체의 번창으로 이어졌다.

당시 낮은 주택보급률과 300세대 이하 소규모 아파트단지 사업이 활기를 띠면서 도내에는 중견건설사들이 20여개가 넘었다.

그러나 IMF를 겪고 주택시장 포화가 이어지면서 형석, 한양, 한진, 경희, 태암, 진흥 등의 건설사가 줄줄이 부도를 내고 도산했다.

충북에서 IMF 파고를 넘고 현재까지 아파트 사업을 하는 업체는 사실상 대원과 두진건설 두 곳 뿐이다.

선광, 덕일, 삼일 등의 건설업체도 여전히 건설업은 하고 있지만 아파트 사업에서는 손을 뗀 상태다.

현재 충북에서 그나마 중견주택건설업체로 아파트 공사를 활발히 하고 있는 업체는 ㈜대원, ㈜원건설, ㈜두진건설 등 3곳 정도가 꼽힌다.

이처럼 충북에서 주택건설업체들이 대거 사라진 것은 주택보급률이 높아지고 택지가격이 오르면서 지역 주택건설업체들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폭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타지역 중견건설사들의 충북 진출, 소비자들의 유명브랜드 아파트 선호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소규모 주택건설사들은 도시형 생활주택 등의 사업을 하고 있지만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충북도회에 등록된 업체 수는 150개 정도인데, 연회비 150만원을 내지 못하는 회원사가 약 6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규모 건설사들은 아파트 사업 참여의 기회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90년대 같은 호황기는 다시 찾아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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