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미술교육과 미술관의 역할
미래 미술교육과 미술관의 역할
  • 강석범 청주 산남고 교사
  • 승인 2019.04.17 17: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술산책
강석범 청주 산남고 교사
강석범 청주 산남고 교사

 

`그들만의 리그'라는 말을 칼럼에 쓴 기억이 있습니다.

클래식음악이나 순수미술 등 문화예술을 삶의 수단으로 살고 있는 예술인들의 예술 활동을 `그들만의 리그'로 빗대어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문화 예술 활동이 그들(예술인)만의 리그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리그로 그 영역을 일반화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충족되어야 할까?

다시 말하면, 문화예술 행사에 일반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지난 토요일 충북 도내 중등 미술교사 20여 명이 `미래 미술교육 방향'이라는 주제를 안고 충북교육문화원 1층 예봄갤러리 세미나실에 모였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수석교사의 `미술교육의 현실과 미래 미술교육의 방향'에 대한 강의가 시작되면서 강의실은 긴장감이 돌았습니다.

마침 예봄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전시회 `100년의 시간, 기억, 그리고 내일'전을 통해 새로운 100년을 시작한다는 의미와 개념이 진심으로 와 닿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미술교육의 방향을 탐색함에 있어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들이 실제 교육적인가에 대한 논의도 많았지만 아이들 속성에 맞는 `재미있는 수업모형 개발'과 `예술 활동을 통한 건강한 사회인 형성'이라는 예술교육 목적에 공감하면서 박수로 화답했습니다.

이러한 학교현장의 미술교육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감상'이라는 한정된 역할의 틀을 과감히 깨트리는 지역 미술관이 있어 오후 연수 일정으로 라폼므 현대미술관(관장 김선미)`예술로 교육문화 재생(再生)'기획 프로그램에 직접 참가하였습니다.

규모가 큰 미술관은 아니었지만 지하 1층부터 2층까지 기획 프로그램에 적용 가능한 다양한 공간연출이 독특했습니다.

전문 큐레이터의 안내를 받아 지하 1층 작은 미니콘서트홀에 자리 잡고 앉아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미술관에 콘서트 홀 이라니! 이건 뭐지? 여기 미술관인데?'라는 생각을 하는 동안 마이크를 잡은 큐레이터는 소리 한 자락 하겠노라며 갑자기 구성진 소리를 시작했습니다.

`진짜 이건 뭐지? 헐…' 이른바 렉처(Lecture)콘서트를 통한 예술프로젝트의 시작이었습니다.

렉쳐 콘서트란 책과 음악, 영상 등 예술과 인문학을 융합해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교육하는 것으로서 강연과 공연을 결합한 형태의 무대구성을 말합니다.

관객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목적으로 콘서트 중간에 관객과의 댄스타임을 펼칠 땐 솔직히 좀 당혹스럽기도 했지만 다양한 고전 미술작품들이 작품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고 우리와 소통하고 연결되어 현재에서 실제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모습은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한 대표작가의 작품 제작과정과 미술인으로서의 사명감, 그리고 한번 쓰고 버려지게 되는 일회용품에 대한 문제와 이를 작품으로 제시한 기획프로그램에 멋진 박수를 보냈습니다.

미술관이 관객에게 작품 감상의 기회만 제공하는 개념화된 영역을 부수고, 예술작품과 관객이 사회 속에서 실제 소통할 수 있도록 연결한 라폼므현대미술관 프로젝트 `예술로 교육문화 재생'은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우리 모두의 리그'를 꿈꾸고 있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