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한미회담 결과"…평화당 정동영-박지원, 또 '충돌'
"이번에는 한미회담 결과"…평화당 정동영-박지원, 또 '충돌'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9.04.1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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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회의서 "답답하게 끝나…안타까운 현실"
박지원, 페북에 "실패 아닌 가능성 제시한 회담"

앞서 비핵화 해법 놓고 "주도적" vs "美와 보조"

교섭단체 복원 두고도 "재구성" vs "제3지대론"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박지원 의원이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놓고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모양새다.



앞서 정 대표와 박 의원은 지난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해법을 둘러싸고 한 차례 충돌한 데 이어 최근에는 정의당과의 공동교섭단체 재복원 문제를 두고 대립하고 있다.



박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미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 "실패가 아니라 가능성을 제시한 회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는 비록 선(先) 경제협력은 반대했지만, 김정은을 만나고 그 결과를 알려달라고 부탁했지 않느냐"며 "우리가 미국보다 한발 앞서 북한을 설득, 남북 정상회담을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미 정상들의 발언을 잘 살펴보면 자락을 깔면서도 상호 간 대화는 원하고 있다며 "70년간의 적대관계와 전쟁을 경험한 북미 간인데, 핵 폐기가 단 두 번의 만남과 1년도 못 돼 해결되리라 판단했다면 그 판단을 틀렸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특히 "김정은과 트럼프 두 정상은 달리는 호랑이 등에 탔다. 떨어지는 죽는다"면서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도 실패가 아니라 가능성을 제시한 회담"이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대통령은 부시로부터 'This Guy'라는 모욕을 당했지만 계속 설득해 'Admire, 햇볕정책을 지지한다'로 만들었다"며 "문재인 대통령께 힘을 실어줘야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의 이러한 주장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정 대표의 평가와는 배치되는 것이다.



정 대표는 한미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답답하게 끝난 것이 안타깝다. 답답한 정상회담이었다"며 "우리 입장을 명확히 하고, 담판 형식의 정상회담으로 갔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전히 완고하게 '(북한에 대한) 제재는 유지돼야 한다'는 미국의 요지부동 입장에서 강대국 정치의 현실을 본 듯 했다"며 "남북관계 발전이 비핵화 협상에 도움이 된다면서도 자율공간을 한 치도 확보하지 못하는 것 역시 한미관계 틀 속에 남북관계를 몰아넣은 우를 범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주권국가로서 당당하게 밀고나가야 할 남북관계를 하나부터 열까지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구조로 몰고 간 것은 분명히 실책"이라며 "정상회담이 끝났어도 여전히 한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과연 '남북관계 발전이 비핵화 협상에 도움이 된다'는 레토릭과 조화될 수 있는지, 답답한 정상회담이었다"고 재차 강조하며 "한반도는 여전히 우리 스스로 우리 운명을 결정할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와 박 의원의 현안을 둘러싼 이견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 대표는 지난해 9월 북미협상 및 남북관계 개선에 있어 "우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박 의원은 "미국과 보조를 맞추지 않으면 안 된다"고 견해를 달리한 바 있다.



정 대표는 당시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북미협상과 남북관계 개선 연계는 잘못된 것"이라며 "발을 맞추라는 얘기도 있지만 남북관계 발전을 통해 공간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우리의 역할은 없다. '병행'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우리가 미국과 어떠한 경우에도 보조를 맞추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진전될 수 없다"며 "정부가 한미동맹 틀에서 출발하고 미국 보조를 함께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최근 논의가 진행 중인 정의당과의 공동교섭단체 재복원 문제를 두고도 정 대표는 교섭단체를 다시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박 의원은 교섭단체 구성 대신 '제3지대론'에 힘을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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