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노래’ 부르며 희망 얘기하자
‘4월의 노래’ 부르며 희망 얘기하자
  • 이현호 청주대성초 교장
  • 승인 2019.04.1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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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이현호 청주대성초 교장
이현호 청주대성초 교장

 

온 세상이 꽃 잔치로 최고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전국 곳곳에서는 봄꽃 축제로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4월이다.

때로는 눈부신 봄을 시샘하는 꽃샘바람이 꽃구경 나온 상춘객들을 괴롭히기도 한다.

예년보다 포근한 기온 때문에 벚꽃의 개화시기가 앞당겨져서 그에 맞춘 준비들이 한창이라고 한다. 온 세상이 꽃으로 뒤덮이는 4월은 1년 중 가장 화사하고 아름다운 계절이라고 할만하다.

청주 무심천변에도 지난 주말부터 화사한 벚꽃이 활짝 피었다. 무심천 벚꽃과 함께 지난 5일부터는 청주시와 청주예총이 주최하는 청주예술제가 벚꽃이 활짝 핀 무심천과 예술의 전당 일원에서 한창이다.

4월에는 움츠렸던 몸과 마음이 저절로 풀리며 평소 노래를 즐겨 부르지 않던 사람들도 콧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다.

계절 노래 중에서는 4월(April)이 제목으로 된 노래들이 유난히도 많다. 가사 내용 중에 간혹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많이들 노래 부른다. 하지만 절기로 볼 때 4월은 가장 생명력이 왕성한 달이다. 정원의 꽃들이 만발하고 목련과 벚꽃과 같은 봄의 전령사가 화려하게 피었다가 절정의 순간, 이별하는 달이다. 여행이나 야유회, 결혼식도 이즈음에서 활발하다.

4월의 이름을 단 노래들도 제법 많은데 대개는 밝고 긍정적인 메시지가 많다.

예를 들어 사이먼 앤 가펑클의 노래 `April Come She Will'은 `사랑하는 사람이 4월이면 돌아올 것'이라고 노래한다. 정말 희망이 가득한 노래이다. 그리고 토스티의 가곡 `April'은 감미로운 봄을 노래한다.

몇 년 전부터 이맘때쯤이면 라디오에서 어김없이 들려오는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라는 노랫말의 `벚꽃 엔딩'은 공식 봄맞이 노래가 된 듯하다.

장년의 세대가 부르는 봄 노래는 박목월의 시에 김순애가 곡을 만든 `4월의 노래'를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겠다.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가곡으로 곡의 구성과 멜로디가 간단하고 길지 않아 따라 부르기도 쉽고 편하다.

“목련꽃 그늘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70년대 충주에서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 음악 시간에 자주 불렀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넓고 자상한 얼굴로 피아노를 치시며 굵은 바리톤의 소리로 노래를 부르던 중년의 남자 음악선생님이 생각이 난다.

4월은 잔인한 계절이라고 노래들에서 이야기했듯이 4월이 고스란히 아름답고 화려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4·3 제주항쟁, 4·16 세월호 참사, 4·19 혁명을 비롯해 올해 4월 4~5일 참혹했던 강원도의 산불은 아픔의 상처로 잊지 못할 잔인한 4월이기도 하다.

겨울이 가고 기적처럼 문득 눈앞에 나타나는 화사한 벚꽃의 꽃송이들처럼 우리 시대의 아픔을 딛고 평화와 상생, 번영의 꿈과 무지개가 되어줄 새로운 4월의 노래를 다시 한 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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