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쭉, 산철쭉 그리고 영산홍
철쭉, 산철쭉 그리고 영산홍
  • 우래제 전 중등교사
  • 승인 2019.04.1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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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우래제 전 중등교사
우래제 전 중등교사

 

완연한 봄이다. 각자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지만 그래도 우리 산의 대표적인 봄꽃은 진달래, 철쭉, 산철쭉이 아닐까?

요즘 교육청에서 학생들이 교내에서 숲을 체험하고 여러 식물을 직접 관찰할 수 있도록 학교 숲 가꾸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어쩌다 학교 숲 가꾸기 컨설팅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여러 학교를 다녀봐도 진달래, 철쭉, 산철쭉이 심겨져 있는 학교는 손꼽을 정도이다. 어쩌다 산철쭉 이름표가 있어 자세히 보면 영산홍이다. 진달래, 철쭉, 산철쭉, 영산홍 이들을 어떻게 구별할까?

진달래와 철쭉류의 차이부터 알아보자. 잎보다 꽃이 먼저 피면 진달래이고 철쭉류는 반대로 잎과 같이 피거나 잎이 핀 다음 꽃이 핀다. 진달래는 꽃 안쪽에 자주색 반점이 없거나 옅은데 철쭉류는 짙은 자주색 반점이 많다(영산홍은 있거나 없음). 꽃받침을 만졌을 때 끈적이지 않으면 진달래, 끈적이면 철쭉류이다. (영산홍은 끈적임이 적거나 없음) 꽃이 피는 시기도 진달래가 조금 빨라 4월쯤 피고, 진달래꽃이 질 무렵 5월쯤 철쭉류의 꽃이 핀다.

철쭉은 산철쭉이나 진달래에 비해 키가 크다. 그리고 꽃 색이 분홍빛이거나 아주 연한 분홍빛이어서 흰색에 가까운 것도 있다. 색이 연해서, 그리고 진달래가 진 다음 연이어서 핀다고 연달래라고도 부른다. 산철쭉은 철쭉류 중에 가장 작은 편이고 잎이 갸름하고 꽃 색은 붉은빛이 가장 많이 들어간 분홍빛으로 가장 진한 것이 특징이다.

영산홍은 세종 때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됐다. 주로 일본에서 산철쭉을 개량해서 만든 원예종으로 꽃 색도 여러 가지로 붉은 것은 영산홍, 자색인 것은 자산홍, 흰 것은 백영산 등 이름도 다양하다. 산철쭉을 개량한 것이기에 산철쭉과 여러 가지 특징이 비슷해 영산홍과 산철쭉을 구별하기 쉽지 않다. 우선 산철쭉은 붉은빛이 강한 연한 자주색으로 피는데 이 색이 아니면 개량된 영산홍으로 보면 무리 없다. 산철쭉은 낙엽성인데 영산홍은 겨울에도 잎이 완전히 떨어지지 않는 상록성이다. 또 산철쭉은 수술이 10개인데 정상적인 영산홍은 수술이 5개이다. (우리나라에 오래전에 들어온 영산홍의 수술이 7-10개인 것도 있다고 함). 아무튼 쉽지 않다.

올해도 영취산 진달래 축제, 소백산 철쭉제가 열리겠지. 주왕산 수달래(산철쭉) 축제는 개체 수 급감으로 취소됐다니 아쉽다. 주변에 흔한 것이 귀한 자원인 것을. 뒷산에 그 많던 산철쭉, 소나무가 자라며 많이 사라지고 간신히 남은 몇 포기. 몇 가지 잘라 꺾꽂이했더니 다행히 뿌리가 잘 내렸다. 언제 키워 분양하나. 흐르는 세월이 아쉽지만 조바심이 난다.

강 건너 산철쭉은/ 늘어진 팔을 물에 적시고/ 그늘에 앉아 봄을 보내신다./양지쪽이 한 발 앞인데/ 눈으로만 맞는 봄/ 휘어진 허리를 움켜잡고/ 겨울을 지냈다./가지 못하니 눈으로 만나고/ 마음으로 만난다./빗소리 심심찮게 들리는데/ 나는 강 건너 다가가지 못하고/ 늙은 산철쭉은 몇 개 꽃눈으로 답하네 (산철쭉·김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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