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 24시간…총력 대응으로 첫 고비 넘겼다
진화 24시간…총력 대응으로 첫 고비 넘겼다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9.04.05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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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속초 산불 진화 후 뒷불 감시체계 진입
소방당국 적극적 대응…장기 재해 우려 돌려
전국 각지서 몰려든 소방차 행렬 '872대' 동원
소방 관계자 "3박4일 작업, 1박2일에 마무리"
5일 전날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속초 시내까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소방청의 화재 대응 3단계 발령에 따라 전국의 소방차들이 속초시로 이동하고 있다.
5일 전날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속초 시내까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소방청의 화재 대응 3단계 발령에 따라 전국의 소방차들이 속초시로 이동하고 있다.

 

강원 고성에서 시작한 재난급 산불이 발생 24시간을 넘긴 5일 오후 8시 현재에는 진화 막바지에 접어든 모습이다. 소방 당국이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재난 대응 수준을 높여 총력 대응에 나선 가운데 바람이 잦아지는 등 환경 여건도 보조를 맞춰준 결과로 풀이된다.
강원도동해안산불방지센터는 이날 오후 6시까지 가장 많은 피해를 낸 고성·속초 지역 산불의 잔불 진화가 완료된 것으로 보고 뒷불감시체계로 접어들었다. 또한 소방청은 산불 대응 수준을 기존 3단계에서 2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전날 오후 7시17분께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현대오일뱅크 주유소 맞은편 개폐기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한지 꼬박 하루 만에 진화 작업이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든 셈이다.
이번 산불은 정부가 역대 세 번째로 재난사태를 선포하고, 국가재정을 동원하는 특별재난지역을 설정할 정도로 위험했다. 사망자가 발생함은 물론 지역 주민 4000여명이 공포에 떨며 일시 대피했다. 하루 사이 불길이 먹어삼킨 면적은 고성·속초 250㏊, 강릉과 동해 250㏊, 인제 25㏊ 등으로 피해면적 기준으로는 역대 여섯 번째로 컸다.
건조한 날씨와 강풍 탓에 장기 재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높았지만 비교적 조기 진화에 성공한 것은 소방당국의 총력 대응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소방청은 산불 발생 2시간30분여 만에 화재대응 수준을 최고단계인 3단계로 격상, 국가적 대응 체계를 갖추고 전국 각지에서 지원 인력과 장비를 사고지역으로 지원했다.
집계상으로는 24시간 동안 소방공무원 3251명, 펌프차 등 소방차 872대, 소방헬기 6대가 화재 진화에 투입됐다. 실제 이날 아침까지 전국 각지에서 강원 지역으로 도착하는 소방차 대열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아찔한 순간도 적지 않았다. 특히 전날 밤 시속 25~30m의 강풍이 불면서 연기로 인해 시야가 차단되고 불길은 자동차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날아가 피해를 양산했다.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아침이 되면서 바람이 잦아졌다. 소방헬기를 시작으로 진화작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었고, 전국에서 몰려든 소방차들도 진화작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소기웅 동해안산불방지센터장은 "지금도 민간인 주택 등에서 피해가 있는데 예전 같으면 3박4일 걸렸을 수도 있는 진화작업을 1박2일 만에 마무리지을 수 있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다만, 완전히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날 만난 서울에서 고성으로 파견 나온 한 소방 관계자는 "진화 정도가 높지만 잔불 정리가 간단한 일이 아니다"라며 "산불이 진화되면 그 산 전체가 숯이라고 보면 된다.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불씨가 날아 옮겨붙을 가능성도 높다. 오늘 밤이 고비일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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