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基本)과 민심(民心)
기본(基本)과 민심(民心)
  • 심영선 기자
  • 승인 2019.03.31 2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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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심영선 부국장(괴산주재)
심영선 부국장(괴산주재)

 

괴산군청 공직 내부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최근 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실명으로 수십 차례 올린 `공직자 뇌물·향응 제공'글이 요동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2~3년 전 군이 발주하는 공사와 관련해 공직자 A씨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는 이 글은 일파만파(一波萬波)로 번졌고 조직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공직자 사이엔 이 글에 대한 `진실'과 `허위'를 놓고 진위 여부를 파악하려는 분위기도 역력하다.

여기에 민심까지 가세하며 연일 화두가 되고 있다.

`공사를 따내기 위해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는 업체 관계자의 주장과 `받지 않았다'고 해명하는 공직자 A씨. 서로 주장이 엇갈리는 이 사건은 경찰이 풀어야 할 몫이 됐다.

더구나 이 글이 올라오면서 해당 공직자는 곧 책임을 지겠다며 명예퇴직을 신청했지만 이를 번복하고 철회한 상황이다.

이제 경찰이 이 사건의 본질을 조사한 뒤 진실을 규명하는 일만 남았다.

누구의 주장이 `진실인가'는 조만간 드러나겠지만 씻을 수 없는 큰 상처를 남겼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게 됐다. 어떤 경우든 공조직의 공신력과 신뢰도 때문이다. 모든 것이 한순간 바닥으로 추락할 수 있고, 아니면 한 사람의 어처구니 없는 억지 주장으로 끝날 것인가만 상존해 있다.

이 사실을 아는 모든 군민들도 드러날 결과를 지켜보며 군의 행정을 재조명하고 있다.

함축하면 이번 사건은 공직자, 군민 모두에게 교훈 하나를 남겼다.

모든 조직과 단체가 주어진 일을 진행할 때 어떤 결과를 내는 과정에는 기본((基本)과 민심(民心)이 상존한다는 것을 일깨웠다는 점이다.

먼저 기본이 바로 서야 어떤 일이든 성공할 수 있고 훗날 탈(잡음, 불신)이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민심무상(民心無常)이라는 한자어가 있다. 즉 백성의 마음은 늘 일정하기보다 때에 따라 변할 수 있고 물과 같다는 의미로 함축된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자칫 바람이 강하게 불고 성이 나면 배를 뒤집어 버리기도 한다. 그만큼 무섭다는 뜻이다.

지금 괴산군의 행정이 물 위에 뜬 배와 같은 형국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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