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방위원 '불미스러운 충돌' 발언 질타…정경두 "죄송"
여야 국방위원 '불미스러운 충돌' 발언 질타…정경두 "죄송"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9.03.2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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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방위, 정 장관 발언 문제삼아 사퇴 촉구
이주영 "유족에 사과 했나…국방장관 자격 없다"

황영철 "정 장관 실언… 충돌 표현은 절대 안 돼"

정경두 "뜻 잘못 전달 돼…北 눈치본 게 아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28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서해 수호의 날을 '불미스러운 남북 간 충돌'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정 장관을 향해 자진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서해 수호의 날을 불미스러운 남북 간 충돌이라고 했다"면서 "연평도 포격, 연평해전, 천안함 사건 유족들에게 사과 했느냐"고 질문했다.



정 장관이 "진의는 그게 아니라, 북의 도발이 확실하고 그게 아니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답하자 이 의원은 "사과를 안 했으면 국방부 장관 자격이 없다. 사퇴하라. 이런 정신 상태를 가지고 안보를 책임지는 최고 수장, 국방부 장관이 될 수 없으니 사퇴하라"고 몰아세웠다.



이 의원은 "지난 1월 한 방송에서 '금강산과 천안함을 이해하고 넘어가자'고 말씀하셨다. 외교부 장관과 통일부 장관은 평화에 대해 얘기해도 국방부 장관은 그러면 안 된다"며 "사퇴할 용의가 있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황영철 의원은 "한국당 의원으로서 당의 이름으로 국방부 장관 해임안이 발의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답변하는 과정이 일관되게 국민에게 인식될 필요가 있는데 대단히 실언하셨다"고 지적했다.



황 의원은 "충돌은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불법행위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쌍방이 같이한 행위를 얘기할 때 쓴다"면서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은 어떠한 이유로든 충돌이라고 표현하면 안 된다. 마치 쌍방 간 과실인 것처럼, 진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형태의 발언은 나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종섭 한국당 의원은 정 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천안함 사건은 어뢰 폭침으로 된 것이 확인됐다. 연평도는 북한이 의도적으로 도발했고 우리 장병이 엄청나게 희생당했다. 국방부 장관이라면 '(북한을) 절대 용서 못 한다'는 말이 입에 붙어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정 장관은 "북한의 계획적인 도발, 소행이라는 것에 대해 확실한 신념을 갖고 있고 항상 밝혀왔다"며 "제 뜻이 잘 못 전달된 것에 대해 사과한다. 유념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지금 언론에서 제가 3초 정도 머뭇거린 것을 두고 북한의 눈치를 본 것이 아니냐고 하신다. 절대 눈치 본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국당의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지금도 국가가 국민들께서 인사권자를 통해 소임을 맡겨주신 부분에 대해 한 점 부끄럼 없이 국방부 장관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고 앞으로도 명예롭게 해나가겠다"고 답했다.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국방부 장관의 말은 안보와 관련돼서 하나하나 의미가 있다. 지난 대정부질문에서 서해 수호의 날과 관련된 질문에 '불미스러운 남북 간 충돌'이라고 했다가 바로 정정 답변을 하셨다"면서도 "어찌됐던 상당히 신중하지 못했던 표현"이라고 질책했다.



민 의원은 "서해 수호의 날 유가족을 만나 해명 겸 사과를 했다고 하니까 앞으로도 그런 부분에 대해 우려가 없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서해수호의 날'에 대해 "서해상에서 있었던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남북 간의 충돌들, 천안함을 포함해 여러 날짜가 있기 때문에 다 합쳐서 추모하는 날"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한국당은 "국방부 장관의 안보관으로 용납될 수 없는 반헌법적 인식"이라며 이틀 뒤인 22일 정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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