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생 기초학력 더 떨어졌다…수학 미달률 10%↑
중·고등학생 기초학력 더 떨어졌다…수학 미달률 10%↑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9.03.2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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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학생·비도시 학업성취도 더 저조해
기초학력 보장법 제정·전담기구 신설

표집조사 2년만에 평가방식 전환키로



지난해 중·고등학생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기초학력이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학력 미달인 학생 비율은 2012년 최저점을 기록했지만 최근 2년간 증가세다.



교육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와 함께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기초학력 보장법' 등 국가 차원의 기초학력 제고를 지원하는 법적·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고, 교육청·개별 학교와 협력과 책임을 강화해 기초학력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한글 읽기 교육과 흥미 위주의 수학 교육에 집중할 계획이다.



◇남학생, 비도시 기초학력 미달률 높아…수학 성취도 최저



교육당국이 지난해 6월 473개교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 학생 2만6255명을 대상으로 국어·수학·영어 학업성취도 표집평가를 실시한 결과 기초학력을 갖추지 못한 중·고등학생 비율이 늘어났다.



중학교 3학년은 국어와 수학, 영어 모두 떨어졌다. 지난해 수학 기초학력이 미달된 학생 비율은 11.1%로 전년도(7.1%)보다 4%포인트 증가했다. 국어는 2017년 2.6%에서 4.4%로, 영어는 3.2%에서 5.3%로 각각 2.2%포인트와 2.1%포인트 늘어났다.



고등학교 2학년은 국어 기초학력은 올랐으나 수학과 영어 기초학력은 떨어졌다. 영어 기초학습 미달률은 2017년 4.1%에서 6.2%로, 수학은 9.9%에서 10.4%로 각각 2.1%포인트, 0.5% 증가했다. 국어는 2017년 5%가 기초학력이 미달했으나 지난해 3.4%로 1.6%포인트 줄었다.



특히 기초적인 수학 문제를 풀지 못하는 학생들이 10% 이상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보통학력을 갖춘 학생들도 수학 성취 수준이 가장 낮았다. 학업성취도가 국어-영어-수학 순이었다.



중학교 기초학력 미달률이 가장 낮았던 시기는 전수조사로 실시하던 2012년이었다. 당시 중학교는 국어 1%, 수학 3.5%, 영어 2.1%였으며, 고등학교는 국어 2.1%, 수학 4.3%, 영어 2.6%였다. 2015년부터 과학고나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가 빠진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난해 기초학력 미달률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의 경우 중·고등학교 모두 남학생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반적으로 여학생의 학업성취도가 더 높았으며, 단 고등학교 수학만 남학생의 성취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



국어와 영어는 여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모두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중학교는 국어의 경우 여학생(87.4%)이 남학생(75.6%)보다 11.8%포인트, 영어는 여학생(71.6%)이 남학생(60.4%)보다 11.2%포인트 높았다. 또한 고등학교는 국어의 경우 여학생(87.5%)이 남학생(75.9%)보다 11.6%포인트, 영어는 여학생(85.6%)이 남학생(75.4%)보다 10.2%포인트 높은 성취도를 보였다.



반면 수학의 경우 남학생과 여학생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중학생은 여학생(62.5%)이 남학생(62.1%)보다 0.4%포인트, 고등학생은 남학생(71.2%)이 여학생(69.5%)보다 1.7%포인트 높았다.



전반적으로 도시의 학업성취도가 농·산·어촌(읍면)보다 높았다. 기초학력 미달률은 큰 차이를 보이진 않았지만 보통학력을 갖춘 학생들 사이에서는 수학과 영어 성취도가 높았다.



중학교 3학년 수학은 도시(66.8%)가 농·산·어촌(55.7%)보다 11.1%포인트, 영어는 도시(70.1%)가 농·산·어촌(60.4%)보다 9.7%포인트 높았다. 고등학교 2학년은 수학의 경우 도시(73.4%)가 농·산·어촌(64.4%)보다 9%포인트, 영어는 도시(83.6%)가 농·산·어촌(74.2%)보다 9.4%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초등 1~2학년 읽기교육·수학 흥미 높이기 집중



교육부는 문재인 정부가 '모든 학생에 대한 기초학력 보장'을 국정과제로 설정한 만큼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우선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지속적으로 관리·지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단위 학교가 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활용하는 기초학력 진단·보정시스템을 개선 후 활용도를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활용률은 60% 수준이다. 각 교사가 3월 초 이 시스템을 활용해 초기진단한 후 기초학력 보정 지도하고, 단계적으로 향상도를 진단하고 보정한다는 계획이다.



2017년부터 표집조사로 이뤄지던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방식도 개편된다. 내년부터는 학업성취도를 경향성 정도만파악하는 참고자료 수준으로 위상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해 교과내용과 교과역량을 종합 평가하는 새로운 문항을 도입하고, 평가방식도 컴퓨터 기반 평가로 적용한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에 대한 맞춤형 지도 지원도 강화한다. 교실에서 기초학력이 미달한 학생을 지도하기 위한 수업 모형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42개교 수준이던 '기초학력 보장 선도·시범학교를 올해 61개교, 2020년 80개교로 늘리기로 했다.



집중력 부족(ADHD)과 난독증을 비롯한 증후군을 비롯해 다문화 가정 등 기초학력 미달에 영향을 미칠 만한 원인에 따라 교사들로 다중지원팀을 구성한다. 담임교사와 특수교사, 상담교사, 보건교사, 돌봄교사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복합적 요인을 가진 기초학력 부진 학생을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두드림학교도 2022년까지 2배 가까이 확대하기로 했다.



저소득층 밀집지역이나 농·산·어촌, 초등 저학년 중심으로 보조인력을 우선 배치하고 확대할 방침이다. 교사 외에도 교·사대 학생, 교원자격증 소지자, 퇴직교원 등이 포함된다. 대학생 근로장학금 사업 중 일대일 멘토링 대상에 기초학력 지도가 포함된다.



학습종합클리닉센터는 언어치료사와 상담심리 등 전문자격증 소지자 중심으로 학습지원단을 채용하고, 의료기관이나 대안교육기관 등과 연계해 난독증이나 정서·행동상 요인(ADHD), 경계선 지능인 학생들을 별도로 지원한다. 특히 읽기와 쓰기, 셈법 등 학습단계가 다른 상태에서 입학하는 초등학교 저학년은 집중 지도한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의 부적응 정도가 심한 경우 전문적인 지도가 가능한 심리상담 치료센터와 연계해 일정기간 치료를 지원하기로 했다.



교사들이 학생 하나 하나 더 챙길 수 있도록 초등학교 1~2학년은 학급을 늘리고 학생 수를 줄이는 방안을 내년에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초등학교 1학년 한글교육은 관행적으로 해오던 받아쓰기나 알림장, 일기쓰기 등 쓰기 교육대신 읽기에 집중한다. '한글 또박또박' 프로그램을 통해 유창하게 읽고 글을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2학년은 유창성을 높여 글의 의미에 집중하게 지도하기로 했다.



수학은 학생들의 의욕과 흥미도가 떨어지는 만큼 놀이·실생활 중심의 수학교육을 강화하고 관련 자료도 개발할 예정이다.



교사들의 기초학력 지도역량을 강화한다. 현직교사는 연수를 위한 기초학력 지도 표준 안내서를 제작하고, 장기 심화과정을 수료한 경우 기초학력 지원단 인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교대와 사범대는 교육과정에 학습부진에 대한 이해 및 지도방안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학습부진학생 지도활동을 학점과 연계하거나 현장 봉사활동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기초학력 보장법·시행령 제정 추진



교육부는 지난 2017년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이 발의한 '기초학력 보장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이 법안에는 교육당국이 기초학력 보장계획을 수립하고 재정·인력 운영, 국가 수준의 기초학력지원기구 설치 근거가 담겼다.



국가 수준의 기초학력지원기구로는 기초학력 실태 분석이나 연수 프로그램, 정책 성과 분석·연구 등을 총괄하는 '국가 기초학력지원센터'(가칭)를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과 교육부 간 학교 현장을 기반으로 정책협의체를 구성한다.



교육청은 기초학력 지원 예산을 확보하고, 기초학력 향상 지원계획을 세우도록 했다. 특히 기존 학습종합클리닉센터를 시·도 기초학력지원센터로 승격시켜, 더 전문적이고 종합적인 역할을 맡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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