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울리는 `동네 조폭' 여전
이웃 울리는 `동네 조폭' 여전
  • 조준영 기자
  • 승인 2019.03.27 2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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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나쁘다·째려본다” 술만 마시면 행패
경찰 신고 앙심 50대女 등 폭행 결국 구속
최근 3년 충북지역 동네 조폭 251명 검거
전과 11~51범 이상 175명 … 재범률 높아
보복심리 강해 더 불안 … 처벌수위 높여야
청주 상당경찰서는 이웃 주민을 상습 폭행한 A씨(52·오른쪽)를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 /청주 상당경찰서 제공
청주 상당경찰서는 이웃 주민을 상습 폭행한 A씨(52·오른쪽)를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 /청주 상당경찰서 제공

 

“불안해서 살 수가 없어요.”

선량한 시민을 울리는 `동네 조폭'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별다른 이유 없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온갖 패악을 저지르는 동네 조폭은 공포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청주시 서원구 수곡동 한 아파트 단지. 이곳 주민들은 하루하루 살얼음판 걷는 기분으로 생활해야 했다.

술만 마시면 행패를 부리는 이웃 A씨(52) 때문이다. A씨는 `기분이 나쁘다', `자신을 째려본다'와 같은 이유로 장기간 주민을 괴롭혀 왔다.

수위는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심했다. 욕설은 기본이고 폭력도 서슴지 않았다.

행패 정도가 너무 심해 신고라도 하는 날엔 동네가 한바탕 뒤집어졌다. 주민들이 냉가슴만 앓으며 지내야 했던 이유다.

하지만 이런 용서(?)는 더 큰 화를 불렀다. A씨는 이달 초 평소 알고 지내던 주민 B씨(53·여)를 아파트 단지 현관에서 폭행했다. 최근 B씨가 자신으로부터 폭행당한 사실을

경찰에 신고한 것에 대한 보복이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A씨는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B씨를 비롯해 이웃주민 3명을 8차례에 걸쳐 폭행했다.

이들 피해자는 상해를 입어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동네 조폭 A씨의 악행은 공권력이 개입하고 나서야 막을 내렸다. 현재 A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사건을 담당한 청주 상당경찰서는 A씨에 대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해당 사례처럼 도내에선 여전히 동네 조폭이 활개를 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동네 조폭 범죄 유형이 재범률이 높다는 점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경기 광주갑)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지난해 6월 검거된 충북도내 동네 조폭은 251명이다. 이 중 전과 11범~51범 이상은 175명(69.2%)이었다.

일례로 지난해 7월 청주 봉명동 한 노인정에서 노인을 폭행한 뒤 흉기로 위협했다가 경찰에 붙잡힌 40대 피의자도 무려 전과 45범이었다.

재범률이 높은 만큼 처벌 수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주민은 “보복 심리에 더 큰 악행을 저지를까 걱정된다”며 “동네 조폭 대부분이 상습범인 만큼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동네 조폭과 같은 악성 폭력사범에 대해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회적 약자를 불안케 하는 동네 조폭에 대해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며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치안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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