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예마스터십, 왜 그토록 공들이나
무예마스터십, 왜 그토록 공들이나
  • 민영완 충북도 체육진흥과장
  • 승인 2019.03.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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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완 충북도 체육진흥과장
민영완 충북도 체육진흥과장

 

지금부터 227년 전 창경궁 춘당대. 정조는 활쏘기에서 50발 중 49발을 맞힌다. 명중률 98%. 사실 놓친 1발도 `겸양의 미덕'으로 일부러 마지막 발을 쏘지 않거나 빗맞혔다. 그가 바로 명사수 정조였다. 그는 이 땅의 무수한 외침 받은 이유를 무(武)의 천대에서 찾았고 국가 존립근간이 곧 무예임을 직시한 위대한 임금이었다.

그랬기에 국정운영방침을 문(文)과 무(武) 양대 축으로 삼았다. 임금 스스로가 모범이 돼 주었다. 신하들도 무(武)를 익히기에는 열외가 없었다. 다산 정약용이 대표적이다. 그는 활쏘기에서 20점 이하 낙제점을 받았다. 급기야 지금의 해병대 훈련소 격인 훈련도감 `북영'에 입영해 고된 훈련 끝에 겨우 합격할 수 있었다. 정약용의 `여유당전서'에는 당시 무(武)에 서투른 자신을 부끄러워한 기록이 생생히 전해진다.

정조는 전통 무예를 총결집한 `무예도보통지'도 펴냈다. 무예(무술), 도보(그림과 해설), 통지(종합 서적)를 총망라한 무예 전문 서적이다.

이런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무를 천시하는 풍토가 강했다. 유교사상이 워낙 강해 문을 숭상해 온 것이다. 이로 인해 수많은 외침이 있었고 백성들의 고초와 고통이 끊이지 않았다.

나라와 민족을 이끌어온 배경에는 호국무예가 자리한다. 호국무예가 밑바탕 되어 통일을 이루고 민족정신으로 키워졌으며 민족혼으로 승화되어 무는 국가 존립의 뿌리가 돼 왔다. 특히 남북평화시대를 열고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밑바탕에는 무예가 함께 한다.

무예의 중요성은 세월이 흐른 지금도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현재 온 세계는 서양 위주 역사가 만들어 놓은 스포츠 일색이다. 서양 사람들이 즐기는 스포츠를 묶어서 올림픽을 만들고 올림픽 종목에 세계인을 종속시켜 스포츠에 열광하도록 만들었다.

우리나라만 해도 그렇다. 전국체전, 도민체전 종목에 태권도를 빼놓고는 무예 종목은 하나도 없다. 서양 스포츠로 도배하다시피 한다. 따져보면 전국체전은 한국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이요, 충북도민체전도 충북에서 개최되는 올림픽 대회라 할 수 있다.

그런 안타까움으로 충북은 전통무예 진흥을 위해 전국체전에 대응한 전국무예대전을 만들어 시도별 종목별 경기를 벌써 12회째 열어왔다.

바야흐로 동양문화가 주목받는 시대가 되었다. 기와 법과 도의 정신문화 가치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무예는 정신문화 가치를 실현하는 핵심이다. 서양 스포츠에 가려져 있던 무예를 한껏 드높이고 알릴 때가 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충북도가 비서양권 중심의 무예올림픽을 만들어 보자는 뜻에서 야심차게 창설한 것이 `세계무예마스터십'이다. `올림픽'용어는 쓸 수 없어 `마스터십'이라 이름 붙였다. 지난 2016 청주 첫 대회에 이어 두 번째 열리는 충주무예마스터십은 전통 무예를 주제로 한 세계 유일의 종합 경기대회이다.

이번 충주대회는 1회 대회와 차원부터 다르다. 세계 최대 스포츠·무예 연합체인 `가이스프(GAISF)'공식 후원을 받는다. 이번 2회 충주대회를 잘 치르면 지속적인 가이스프 공식 후원뿐만 아니라 가이스프가 인정하는 세계유니버시아드, 세계패럴림픽, 스페셜올림픽 등 10개의 파트너십 국제대회에 하나 더 추가되어 11번째 대회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럴 경우 충북은 `세계스포츠의 성지 스위스 로잔'처럼 그야말로 `세계무예의 성지 충북'으로 우뚝 설 수 있으며, 무예 관련산업을 선점해 충북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다. 충북도가 그토록 `무예'진흥을 위해 애쓰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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