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양진호가 준 '묻지마 알약' 먹고 설사 7번 했다”
피해자 “양진호가 준 '묻지마 알약' 먹고 설사 7번 했다”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9.03.2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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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래기술 전 직원 2차 공판서 갑질 피해 증언
"회식때 화장실 먼저가면 5만~10만원 벌금냈다"



강요, 상습폭행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2차 공판에서 갑질 피해를 당한 전직 직원이 “양 회장은 회사에서 제왕적 지위에 있다보니 감히 직원들이 양 회장의 지시를 어기거나 도전할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최창훈 부장판사) 심리로 26일 열린 재판에서 2010년 8월부터 2016년 8월까지 양 회장의 소유로 알려진 웹하드 회사에 다니면서 마늘·겨자·정체를 알 수 없는 알약 등을 먹도록 강요받았던 전직 직원 A씨가 검찰 측 증인으로 나와 당시 피해 사실을 진술했다.



양 전 회장은 지난해 12월5일 ▲강요 ▲상습폭행 ▲동물보호법 위반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마약류(대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공동상해 ▲정보통신망침해 등의 혐의로 구속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양 회장 측은 첫 공판에서 “직원들을 협박한 적 없고, 증인에게 해악을 고지한 적도 없다”며 강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이날 A씨는 인사 조치 등 불이익을 우려해 어쩔 수 없이 강요에 응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2011년 회식 당시 겨자를 억지로 먹은 이유를 묻는 검찰 측의 질문에 “분위기 자체가 안 먹을 수 없었고, 안 먹으면 인사적 불이익이 올까봐 두려워서 먹었다”며 “어떤 직원은 상추를 못 씻어서 해고됐다는 소문도 들었다. 겨자를 먹지 않으면 충분히 해고될 수 있다고 저는 느꼈다”고 말했다.



A씨는 양 회장의 지시로 정체를 알 수 없는 알약을 어떤 약인지 묻지도 않고 먹은 이유에 대해 “먹으라면 먹어야지 무슨 약인지 물어볼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소문을 들어서 설사약이라고 짐작했고, 먹고나서 설사를 7번 정도 했다”고 말했다.



그밖에도 A씨는 “회식에서 양 회장이 화장실을 가기 전에 아무도 갈 수 없었고, 도저히 못 버티면 5만~10만원 벌금을 내야 갈 수 있었다”, ”워크샵에서 게임하는데 판돈을 걸고 다 잃은 사람은 인사팀 임원한테 돈을 빌리게 했고, 그 돈을 실제 월급에서 공제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회식에서 양 회장이 안주라면서 마늘을 한 움큼 가져와 쌈장을 발라 제 입에 욱여넣었다” 등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변호인 측은 반대신문에서 “당시 양 회장으로부터 구체적인 협박을 받았나”라고 물었고, A씨는 “양 회장이 마늘을 먹으라고 입으로 욱여넣는 등 강요는 있었다. 다른 말을 한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변호인 측은 “양 회장이 통상 정심먹고 피로회복제라며 알약을 나눠주진 않았냐”고 물었고, A씨는 “그런 적은 없다”고 답했다.



변호인 측은 증인신문에 앞서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관련해 양 회장이 2015년~2016년 지인으로부터 선물받아 지난해 11월까지 강원 홍천 연수원에 보관했다는 공소사실에 대해 반박했다.



변호인 측은 첫 공판에서 “도검을 소유한 것은 인정하지만, 보관 시점에 대해 검찰은 2015~2016년으로 막연하게 특정했다. 범죄사실로 특정한 것인지 너무 막연하다”며 해당 도검을 2009년 이전에 소지한 것이기 때문에 공소시효가 만료됐다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이날 재판에서 변호인 측은 “도검을 보관하고 있다가 제출한 관리소장은 지난해 7월 특정되지 않은 벤처기업 사장이 연수원에 두고 갔다고 했다. 이 도검은 공소사실에 나온 도검이 아니며, 양 회장이 소유하거나 소지한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도검 소유를 인정하면서도 해당 사건의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주장했던 것은 관리소장이 제출한 도검이 아니라 다른 도검을 전제로 했다며 지난 재판의 진술을 번복했다.



다음 공판은 다음 달 29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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