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오송역 열차 단전사고 조가선 슬리브 부실시공 탓
KTX오송역 열차 단전사고 조가선 슬리브 부실시공 탓
  • 조준영 기자
  • 승인 2019.03.25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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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작업자·감리 등 4명


충북경찰 `기소의견' 송치
지난해 11월 발생한 KTX오송역 인근 열차 단전사고는 당일 절연 조가선 교체작업을 맡은 업체의 부실시공이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사고 원인을 제공한 시공업체 관계자와 감리 4명을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충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5일 오송역 전차선로 개량공사 현장 작업자 A씨(49)와 감리 B씨(63) 등 4명을 업무상과실기차교통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사고 당일인 지난해 11월 20일 오전 0시 50분에서 오전 4시 30분 사이 진행된 절연 조가선 교체 작업을 부실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조가선은 전차선을 같은 높이로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전선이다.

조사 결과 A씨는 조가선 교체 작업시간을 줄이기 위해 접속 슬리브(전선을 연결하는데 사용하는 쇠장식) 압착 시공을 하면서 설계 도면상 규격과 다르게 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설계 도면상에는 조가선 피복을 77㎜ 제거해 슬리브에 삽입한 뒤 25㎜ 두께로 압착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A씨는 피복을 54.5㎜만 제거한 뒤 삽입했고, 압착 두께마저 25.23~26.87㎜로 기준에 미달했다.

슬리브 내 조가선 삽입 길이가 짧았던 데다 압착까지 느슨하게 이뤄지면서 전선 탈락 현상이 일어났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부실시공 탓에 자연히 분리된 조가선은 해당 구간을 지나던 KTX열차 팬터그래프(열차 지붕 위에 달아 전선에서 전기를 끌어 들이는 장치)에 부딪혔고, 이날 단전 사고의 원인이 됐다.

경찰은 설계 도면과 다르게 시공된 접속 슬리브를 별도 확인 절차없이 공사 구간에 반입하게 한 현장 감리 B씨와 시공업체 대표, 현장 책임자 등 3명도 같은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경찰 관계자는 “설계 도면 규격과 달리 절연 조가선 접속 슬리브를 시공한 작업자를 비롯해 현장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감리, 대리인, 책임자의 공동과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 20일 오후 5시쯤 경부고속선 상행선 오송역 인근에서 제414 KTX열차가 전기 공급 중단으로 2시간 가량 멈춰 섰다. 이후 뒤따르던 KTX와 SRT 120여편이 최장 8시간 지연 운행했다.

/조준영기자

reason@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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