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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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4.0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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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가 두려워요 (사회공포증)
강 철 민 원장 <청주신경정신과>

대학생 김모씨는 학교에서 발표수업이 계획되어 있으면 발표 1주일 전부터 걱정을 한다. 왜냐하면 발표할 때 심하게 목소리가 떨리고 심장이 두근거리기 때문이다. 피아노를 전공한 이모양은 연주회가 있을 때마다 불안해 그 전날 잠을 못이룬다. 자신이 조금이라도 실수해 연주회가 엉망이 될 것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다. 회사원인 최모씨는 나이가 35세인데도 아직 결혼은커녕 연애 한번 하지 못했다. 친구들과 있을 때는 괜찮은데 이성만 만나면 얼굴이 붉어지고 혀가 얼어붙어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예 이성을 만나거나 결혼하는 것을 포기했다고 말한다.

흔히 '발표불안', '무대 공포증', '데이트 불안'으로 불리는 사회공포증 환자들이다. 사회공포증 원인은 유전적·물리학적·환경적요소 등 다양하게 관여하지만, 최근 발표 논문들에 따르면 사회공포증 환자들의 생각 자체에 문제가 많다고 한다. 이들이 범하는 잘못된 생각에는 '흑백 논리', '지레짐작하기', '강박적 생각' 등이 있는데, 흑백논리는 '조금만 실수해도 엉망이 될 거야', '예뻐야지 다른 사람이 나랑 데이트하려고 할거야'와 같이 한가지 측면만을 강조하고 중간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마치 마법의 구슬로 미래를 보는 것처럼 '나는 발표할 때 한마디도 못할거야', '그녀는 나와 데이트하려고 하지 않을거야'와 같이 부정적인 결과를 혼자서 미리 예측하는 것이다.

강박적 생각은 '완벽해야 해', '절대 실수해서는 안 돼'와 같이 고정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을 말한다. 이런 잘못된 생각들이 긴장감을 더 유발시키고 실제 발표나 연주, 데이트를 엉망으로 만들게 되는 주범인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개선하려면 자신의 생각에 대해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내가 생각하고 예상하는 것들이 맞는지, 또 다르게 생각해 볼 수는 없는지, 내가 생각하는 것들이 맞다는 증거들이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야 한다. 또 중요한 점은 두려워서 피하게 되는 상황들을 절대 회피하지말고 노출하고 직면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 상황을 피하면 일시적으로는 불안이 줄어들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사회공포증을 더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본인 스스로 사회공포증 때문에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하기에 힘들 정도라는 생각이 든다면 가까운 신경정신과를 방문해 상담과 함께 약물치료, 인지행동치료를 받을 경우 80∼90% 이상은 사회공포증을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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