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의원 "KT 로비사단 고문 위촉, 황창규 회장 전권"
이철희 의원 "KT 로비사단 고문 위촉, 황창규 회장 전권"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9.03.2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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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고문 위촉계약서'와 '경영고문 운영지침' 공개
4년 넘게 20억 넘는 회사 돈으로 운용된 KT 경영고문

'공직자윤리법' 상 취업제한심사 안받은 퇴직공직자 있다

이철희 의원, 전방위적인 수사 촉구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관·군·경 로비사단'으로 운용됐던 KT 경영고문 위촉이 황창규 회장의 결정에 따른 것이란 사실이 내부 문건을 통해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철희 의원(비례대표)은 경영고문 명단에 이어, '경영고문 위촉계약서'와 '경영고문 운영지침'을 25일 공개했다.



이 의원은 "4년 넘게 20억이 넘는 막대한 회사 돈으로 운용된 KT 경영고문의 실체를 입증하는 기록이라는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위촉계약서가 작성된 날짜는 2014년 11월 1일이다. 제1조에서 '고문으로서 회사의 업무운영에 관한 자문을 수행함에 있어 필요한 사항을 정함'을 목적으로 밝히고 있다.



이 의원은 "계약서에 해당 고문의 이름은 가려져 있지만, 계약일과 월 자문료로 미루어봤을 때 홍문종 의원 특보출신인 이○○ 고문과의 계약서로 보인다"고 전했다.



운영지침은 KT 경영고문의 역할과 처우를 규정하는 내규로 판단된다. '2015년 1월 21일부터 시행한다'는 부칙에서 운영지침의 제정이 2014~2015년 연말연초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 의원은 "그 해 있을 경영고문의 대거 위촉이 잘 짜여진 계획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강하게 시사한다"고 전했다.



특히 '경영고문 운영지침'에 명시된 제5조 '경영고문에 대한 위촉 권한은 회장에 있다', 제7조 '고문의 최종 위촉여부는 회장이 결정' 등 문구에서 보듯, 경영고문 위촉은 회장의 의사에 달려있다는 점을 짐작케한다.



심지어 제14조 '복리후생 기준은 회장이 별도로 정한다', 제17조 '정하지 아니한 사항은 회장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와 같이 경영고문 운영도 회장의 전권으로 비춰진다.



또한 제12조에서 고문의 역할을 '경영현안 및 사업추진 전반에 대한 자문이나 회사가 요청하는 과제를 수행'으로 모호하게 규정하면서도, 경우에 따라 '외부기관의 인적관리'를 할 수 있도록 명시한 것도 지적사항이다.



이 의원은 "운영지침대로라면 회장은 경영고문으로 누구든지, 별다른 비용과 기간의 제한 없이 위촉할 수 있다. 사실상 회장 개인을 위한 자리에 약 20억에 달하는 회사 돈을 써온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라면서 "즉 KT가 처음부터 경영고문을 '로비 수단'이자, '로비 대가'용 자리로 마련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경영고문 중에는 '공직자윤리법' 상 취업제한심사를 받지 않은 퇴직공직자도 있었다. 이명박 정부시절 방통위 국장을 지내고 공직유관단체 근무 이력이 있는 차○○의 경우 취업제한심사를 받지 않았다.



운영지침 제8조는 결격사유로 '공직자윤리법에 의하여 관련 사기업체의 취업이 제한되는 자로서 관할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취업제한 여부의 확인 또는 취업 승인을 받지 않은자'를 두고 있는데, 자격이 없는 자를 채용한 것이다.



이 의원은 "경영고문이 애당초 회사 내규와는 상관없이 회장 임의대로 운영됐고, 운영지침은 채용의 불법성을 가리기 위한 장치일 뿐이었다는 의혹을 떨칠 수 없는 부분"이라며 "민간 기업 KT가 내규로 경영고문을 위촉하는 것은 자유다. 그러나 뚜렷한 활동 내역이나 실적이 없는 자에게 급여를 지급해왔다면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가 된다. 이는 형사적 처벌 뿐만 아니라 KT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과 정당한 해임 사유가 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의원은 "황회장이 위촉한 소위 '경영고문'이라는 사람들의 면면이 KT의 본래 사업목적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면서 "활동내용이나 실적에 대해 증빙조차 못하는 이들에게 수십억을 지급한 부분에 대해 KT 감사와 이사회가 제대로 감독을 해왔는지 주주총회에 보고는 있었는지 면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전방위적인 수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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