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소외·경제적 불안 `우울한 50·60'
사회적 소외·경제적 불안 `우울한 50·60'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9.03.24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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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18 한국의 사회지표' 발표
60대, 삶 만족도·행복도 최하 … 우울감은 가장 높아
소득만족도 10%에도 못 미쳐 … 50대 13.2% 불과
충북, 은퇴한 60대 잇단 극단적 선택 … 사회 문제화
지역사회서 신체·정신 통합 돌봄서비스 마련 제안도
첨부용. /사진=뉴시스
첨부용. /사진=뉴시스

 

직장을 은퇴할 시기가 된 50대와 은퇴한 뒤 역할을 잃고 소외된 60대의 삶의 질에 경고등이 켜졌다.
노동시장과 지역사회에서 소외되면서 다른 연령층에 비해 우울감을 느끼는 정도가 심했고, 삶 자체와 소득 수준에 대한 만족도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생활 밀착형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회활동의 기회를 늘려 경제적인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22일 발표한 `2018 한국의 사회지표'를 보면 지난해 우리 국민 전체가 느끼는 `삶에 대한 만족도'는 10점 만점 중 6.1점으로 1년 전(6.0점)보다 0.1점 올랐다.
`행복감' 역시 6.6점으로 전년(6.5점)보다 개선됐다. 같은 기간 `걱정(근심)'은 3.9점에서 3.7점으로, `우울감'은 3.2점에서 2.9점으로 낮아져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연령대별로 인식 차이가 컸다.
삶에 대한 만족도를 보면 30대(6.2점)와 40대(6.2점)가 가장 높았고 그 뒤를 19~29세(6.1점), 50대(6.1점)가 이었다. 60대의 만족도는 5.9점에 그쳤다.
행복감 지표에선 19세~40대에서 모두 6.7점으로 높았지만, 역시 50대(6.6점)와 60대(6.5점)에서 상대적으로 낮았다.
반면 우울감의 경우 50대와 60대에서 모두 3.0점을 기록하며 가장 높았다. 30대에서 우울감이 2.8점으로 가장 낮았고, 19~29세와 40대에선 2.9점으로 조사됐다.
최근까지 충북에서 은퇴한 60대가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사회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직장생활을 하다 5년전 은퇴해 청주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A씨(60)는 최근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사업포기를 고민중이다. A씨는 직원 1명을 두고 하는 사업마저 접게되면 입게될 경제적 타격과 사회활동기회가 크게 줄어들 수 있어 쉽게 사업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50~60대의 삶의 만족도가 낮고 우울감이 높은 것은 소득 및 소비생활과 무관치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소득과 소비생활에 대한 만족도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60세 이상 인구가 청년, 중·장년 인구보다 낮았다.
60세 이상 국민의 소득 만족도는 9.2%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낮았다. 50대(13.2%)가 그 뒤를 이었다.
소비생활에 대한 만족도 역시 60세 이상이 10.7%로 최하였고 두 번째로 낮은 연령대는 역시 50대(14.1%)였다. 허준수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 빈곤으로 노동 시장에서 탈퇴하는 시기는 67~68세로 높은 편이지만, 파트타임이나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회적 고립이나 우울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 2000년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7%를 넘으면서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었다. 이후 17년 만인 2017년에 이 비율이 14%를 넘기면서 고령 사회에 들어섰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는 738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4.3%를 차지한다.
허 교수는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빈곤한 노인들은 지역사회에서의 역할마저 잃어가고 있다”며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측면에 대한 통합적인 돌봄 서비스를 지역사회에 마련해 어르신들이 당면하고 있는 심리·사회·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형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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