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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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학 충북보건과학대학교 교수
  • 승인 2019.03.2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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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홍성학 충북보건과학대학교 교수
홍성학 충북보건과학대학교 교수

 

2018년 12월 10일 이시종 충북지사와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은 유·초·중 특수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전면무상급식을 확대하는 데 따른 분담률을 새로 정하면서 `미래인재육성'에 대해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이시종 지사의 `명문고 유치'에 대한 의지 표명이 출발점이 되어 반영된 것이다. 이시종 지사는 명문고를 통해 길러진 충북출신 인재가 타지역 명문대학에 진학하여 고위 공무원이 되면 충북경제 발전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시종 지사가 구상하는 인재육성 방식은 `미래인재육성'에 맞지 않다는 점, 고위 공무원이 된다 하더라도 충북경제 발전만을 위해서 활동할 수 없다는 점, 충북 출신 고위 공직자가 편파적으로 충북 발전을 위해 활동하도록 하는 것은 학벌주의와 지역 연고주의에 근거한 특혜성 논란을 불러일으켜 비교육적이라는 점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

교육을 통해 충북경제를 발전시키려면 명문고를 유치하여 고위 공무원을 길러내는 인재육성 방식이 아니라 충북에 있는 일반 대학들을 기초학문을 통해 산업을 일궈내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대학으로 발전시키는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고등직업교육기관인 전문대학을 평생직업교육기관으로 육성하여 빠르게 변화하는 지역의 산업과 직업 형태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잘 알려졌듯이 스탠퍼드대학은 학생들과 졸업생들이 HP, 야후를 비롯한 여러 하이테크 회사를 창업하도록 독려하였고, 그 결과 주변에 실리콘 밸리가 들어서도록 기여했다. 구글, 나이키, 인텔, 넷플릭스, 유튜브 등 셀 수 없이 많은 기업을 만들어냈다. 2018년 3월 14일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도자료에서는 “스탠퍼드대 졸업생은 4만 개의 기업을 창업하고, 총 5백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었으며, MIT 졸업생은 실험실 창업을 통해 매사추세츠 주 내에서만 100만여 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라고 소개한 바 있다.

스탠퍼드대학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의 창업은 현실을 바탕으로 한 상상력, 창조성, 혁신, 기업가정신으로 이어지는 스탠퍼드대학 나름의 창업교육이 큰 역할을 하였다고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는 암기식 교육, 서열 경쟁 교육, 그리고 고시공부로는 상상력과 창조성을 기를 수 없고 창의·선도형 산업을 기반으로 한 경제를 발전시킬 수 없다. 미래교육은 창의·융합적인 사고와 협업을 이루어내는 소통·공감능력을 길러주는 교육 내용을 담아내야 한다. 물론 대학은 창업교육이 전부는 아니다. 대학은 기본적으로 학문 연구를 하는 곳이어야 한다.

청주시는 물론이고 여러 시·군 지역에 있는 대학을 육성하는 것도 충북경제 발전을 위해 중요하다. 2019년 1월 17일 자 모 신문 기사 내용에 따르면 제천시는 세명대와 대원대 학생과 교직원이 지역경제에서 30%를 차지하고 있다. 영동군의 유원대는 군 전체 인구(4만9755명)의 6.8%에 달하는 3400여명의 학생과 교직원이 있다. 지역에 대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자리를 창출하지만, 지자체와 협력체계를 갖추어 지역 경제와 문화 발전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균형적인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핀란드에서는 지역마다 폴리텍대학을 육성하고 미국에서는 커뮤니티대학을 육성하여 발전시켰다는 점은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이제 이시종 지사는 충북경제 발전을 위해 인재들이 충북으로 오게 하고 창의·선도형 산업을 일궈 일자리를 만들도록 충북의 대학 육성·발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새로운 명문고를 유치하며 서열을 매길 것이 아니라 충북의 모든 고등학교를 창의적이고 소통·공감능력을 갖춘 미래인재육성 학교로 육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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