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소리와 함께하는 왈츠이야기
봄의 소리와 함께하는 왈츠이야기
  • 이현호 청주 대성초 교장
  • 승인 2019.03.2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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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이현호 청주 대성초 교장
이현호 청주 대성초 교장

 

출근길에 FM에서 신나게 봄 노래가 울리는 3월의 어느 봄날이다. 봄 하면 아지랑이 피는 들판, 꾀꼬리의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오는 그리운 봄의 시작이다. 날씨가 포근해지고 만물이 소생한다는 봄 소식은 반갑지만 몇 년째 계속되는 미세먼지와 황사의 반란은 향긋한 봄의 냄새를 거부하는 것 같다. 이렇게 칙칙하고 후각 잃은 봄을 청각으로 만회해 보면 좋을 듯하다.

음악 속에서 봄의 소리는 경쾌한 왈츠와 함께 시작된다. 왈츠는 3박자 형식의 리듬으로 클래식 음악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악 형식이다. 왈츠 음악을 가장 많이 알린 작곡가로는 역시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활동한 요한 슈트라우스와 아들 슈트라우스 형제들을 꼽아야 할 것이다. 매년 오스트리아 빈 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신년음악회가 되면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와 2박자의 폴카가 단골 레퍼토리가 된다.

왈츠의 왕이라 불리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는 왈츠의 아버지라 불리 우는 요한 슈트라우스 1세와 비엔나의 왈츠를 영원 불별의 위치로 올려놓은 작곡가이다. 그는 총 작품번호가 498번일 정도의 많은 왈츠를 작곡하였는데, `봄의 소리 왈츠'는 춤곡 중에 유일하게 계절을 주제로 하였다. 춤곡에 계절을 주제로 한 것은 요한 슈트라우스 봄의 소리 왈츠가 유일하다. 활발한 도입부와 감미롭고 경쾌한 부주제들로 이루어진 이 왈츠는 얼었던 눈이 녹듯, 우리 마음의 긴장도 살그머니 사라지게 하여준다.

요한 슈트라우스의 `봄의 소리 왈츠'는 온전히 관현악으로 연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원래는 비앙카 비앙키라는 애칭으로 불린 독일 출신의 소프라노 베르타 슈바르츠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고 한다. 가사가 있었다는 얘기다. 내용은 제목처럼 봄을 맞이하는 기쁨을 담은 것으로 대략 다음과 같다.

“종달새는 푸른 하늘로 날아오르고, 부드러운 훈풍의 사랑스럽고 부드러운 숨결은 초원에 입맞추며 봄을 깨우네. 만물은 봄과 함께 그 빛을 더해 가고, 이제 모든 고생은 끝났도다. 겨울의 슬픔은 봄의 온화함으로 다가왔구나.”

짧지만 강렬한 전주에 이어 곧바로 화려한 왈츠 선율이 이어지는데 화려한 콜로라추라 기교를 담은 소프라노의 노래로 들으면 봄을 맞는 기쁨을 더욱 만끽할 수 있다. 비앙카 비앙키는 녹음을 남기지 못했지만, 고아한 느낌의 옛 가수로는 독일의 리타 슈트라이히, 화사한 음색으로는 미국의 흑인 소프라노 캐슬린 배틀의 노래를 추천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낳은 최고의 소프라노 조수미의 소리는 어두운 봄을 환하게 비출 긍정의 소리일 것이다.

`봄의 소리 왈츠'는 환희에 넘친 봄을 상기시키는 경쾌하면서도 사랑스러운 곡으로, 왈츠 곡 중 걸작이라는 평을 받는다. 왈츠곡`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빈 숲 속의 이야기'`예술가의 생애' 등과 함께 많이 애청 되고 있는 곡이다.

희망에 가슴 부풀고, 새로운 싹이 돋듯이 생기 넘치는 봄의 소리는 하루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원기를 불어 넣어주는 듯하다. 따스한 봄날 조수미의 아름다운 목소리로 `봄의 소리 왈츠'를 들으며 뿌연 미세먼지를 날려 새봄을 맞이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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